이번 강진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하지만 특유의 저력을 발휘해 전화위복의 힘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강하다. 그러나 한편에선 일본이 대재앙을 극복하고 이전과 같은 경제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왔다.
영국 BBC는 이번 강진으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의 1%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일본의 GDP 규모가 5조4000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이번 대재앙으로 500억 달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진이 장기화될 경우 GDP의 2~3%가 줄어든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95년 발생한 고베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GDP의 2.5%가 감소했다.
이번 강진으로 산업시설 등 일본의 생산 동력이 멈췄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제조업 공장은 지진으로 인한 시설 붕괴와 전력 부족으로 조업을 중단했다.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소니는 14일 일본 전역의 10개 공장의 문을 닫았다.
이 외에 캐논, 일본제철, 스즈키모터, 일본페이퍼그룹 등도 지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닛산, 혼다 일본 3대 자동차제조업체도 조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최악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고전하고 있는 점도 경제 회복의 장애물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진 발생 후 재해 복구와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198%로 선진국 가운데 최악이며 올 연말이면 GDP 대비 204.2%, 내년에는 210.2%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는 이번 대지진의 피해를 복구하는데 10조엔(약 135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가 이같은 규모의 지출을 할 경우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일본 채권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일본이 이번 재앙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물론 이를 전화 위복의 기회로 삶이 경제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고베지진 때처럼 빠른 회복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의 98%는 고베 지진 후 15개월만에 생산시설의 98%를 회복했다. 또 대부분의 상점도 18개월 안에 정상 영업에 돌입했다.
또 고베 지진 후 피해 복구 과정에서 건설 수요 등이 증가해 오히려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당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9%에 불과했지만 다음해에는 2.6%로 껑충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