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S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 관련 사고의 심각성 정도를 일반에게 편리하게 알리기 위해 도입한 분류 등급 체계이다. 사고의 정도에 따라 가장 경미한 1등급부터 가장 중대한 7등급까지 7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등급이 하나 높아질수록 이전 등급보다 사고의 정도가 10배정도 더 심각한 것으로 간주된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대한 INES 등급은 13일 현재 방사능 유출에서 가장 낮은 정도의 4등급이다. 4등급은 '시설 내부 영향 사고(Accident with local consequences)'로 방사성 물질이 소규모로 유출되고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등을 가르킨다. 체르노빌 사고 7등급, 미국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TMI) 5등급 보다는 낮다.
그러나 제1원전 원자로 1호기가 수소 폭발을 일으킨 상황까지만 반영된 것으로, 이후 3호기와 4호기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는 등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등급 상승이 확실시된다.
특히 15일 2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나 격납용기가 손상됨에 따라 향후 노심 내 방사성 물질이 상당 규모로 외부 유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6등급 이상의 초대형 사고로 발전할지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ASN)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 최소 5등급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6등급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5등급은 '방사성 물질의 제한적인 유출로 일부 계획적 대응이 요구되며 방사선 피폭으로 수 명이 사망한 경우', 또는 '노심의 심각한 손상으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시설 내부에 유출되고 외부에도 상당량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가리킨다. 5등급 사고 사례는 지금까지 4건이 있었는데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에서 일어난 사고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인근주민 20여만명이 대피했으며 이후 지역 주민 1000명 중 11명이 암에 걸리는 등 높은 암 발생률이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6등급은 '심각한 사고(Serious Accident)'로, 이는 '방사성 물질의 상당한 유출로 인해, 계획적 대응 조치가 요구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6등급 사례는 1957년 구 소련의 마야크 핵폐기물 재처리공장에서 일어난 '키시팀 사고'가 역시 유일하다. 당시 이 지역 주민 45만명 이상과 인근 토지가 수십년에 걸쳐 방사능에 오염되고 최소 1000명이 숨졌다.
가장 심각한 7등급은 '대형 사고(Major Accident)'로, IAEA에 따르면 이는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로 인해, 인체 및 환경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이 발생해 계획적·장기적인 대응 조치가 요구되는 경우'이다.
7등급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는 19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