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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주민들, 대피령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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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기자

승인 : 2011. 03. 15. 18:08

   
[도쿄=아시아투데이 조은주 기자]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 잇달아 터지고 있는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 사고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자체들은 정부와 현에서 어떤 정보도 없었다면서 조바심을 내고 있다.

15일 오전 8시께 후쿠시마 제1 원전 2호기의 격납용기 압력 장치가 손상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현청 인근에 설치된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원진들의 회의에는 담당 직원과 비서가 쉴새없이 드나들었으며 임원들의 얼굴에서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날 회의를 가진 후 "정부와 사업체 측에 사태 수습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고 주민들에 대해 "침착하게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라"고 요청했을 뿐 별다른 사항은 지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km 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반경 20~30km 내 주민들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이를 접한 주민들은 그러나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차에 휘발유가 없어 대피하지도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현재 약 5000명의 이재민이 생활을 하고 있으나 언제 끝날 지 모르는 대피소 생활과 원전 공포로 스트레스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담당자는 "애매한 정보로 불안을 부추기는 건 아니지만 단순한 사태가 아니"라면서 "정보에 귀기울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원전과 가까운 이와키시측은 지난 14일 원전으로부터 30km 거리의 히사노하마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15일부터는 주민들에게 실외로 나오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이날 오전부터 이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홍보하면서 "창문과 문을 닫고 긴팔을 입어 피부를 노출하지 말라"고 알리고 있다. 때문에 지자체에는 정말 대피하지 않아도 되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와키시의 한 학교에 마련된 피난소 담당자는 "이 곳 사람들도 멀리 대피하고 싶지만 휘발유가 없어서 멀리 갈수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바람이 이쪽으로 불고 있다 해도 대피소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원전 반경 20㎞ 지역에 위치한 미하루쵸 주민들은 원전 2호기의 폭발 소식을 듣고 곧바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미하루쵸 측은 현재까지 이재민 약 1600명을 수용해왔지만 이제는 주민들도 대피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었다.

한 주민은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이 일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면서 "이미 손쓸수 없는 상황이 된 게 아니냐면"서 두려워했다.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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