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경우 애도와 위로의 뜻을 밝히며 유례없는 재앙에 직면한 일본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내용이지만 일부 유명인사들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먼저 어린 나이에 일본에 끌려가 혹독한 환경과 차별 속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후원하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은 진심어린 논평을 발표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시민모임은 일본의 대지진 직후 ‘하늘 아래 다 같은 생명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방화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수천명의 조선인이 죽어간 1923년 관동 대지진을 언급한 뒤, “일본 대지진의 참상과 기억은 우리의 고난의 역사와도 인연이 없지 않다”며 일본은 이와 관련된 사죄는커녕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민모임은 “오히려 과거 한 많은 역사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에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간직하고 있다”면서 “대지진 사태에 대해 심심한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 아울러 국가적 재앙이 조기에 수습되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불행을 안타까워하며 그 불행을 조속히 극복하기를 기원한 것이다.
한류스타들의 기부와 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한류스타인 영화배우 배용준씨는 조속한 복구와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자들의 긴급지원에 써달라며 일본 내각부 산하 정부기금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위로 메시지를 남긴 영화배우 이병헌씨는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지원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지우, 김현중, 장근석, 카라 등 국내 한류스타들도 기부의 뜻을 밝혔다.
반면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대지진에 대해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가기 때문에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여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이에 대해 “이런 정신병자들이 목사질을 하고…”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또 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 “태극마크 생수를 보내자”, “구조단 옷에 태극마크를 달자”는 등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선행을 베풀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했는데…”, “옆집 재앙에 홍보 궁리냐”,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계산하느냐”며 비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트위터에 “일본대지진으로 사망실종만 2500여명, 연락불통 만여명입니다.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이렇게 안전하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조상님께 감사드립니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도는 일부 언론이 김 지사의 트위트 중 일부분만 발췌해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극우적인 발언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망언대열에 합류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14일 대지진과 관련, 일본인들이 탐욕스러워졌다며 “이번 쓰나미를 이용해 탐욕을 한번 씻어낼 필요가 있다. 천벌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민이 불쌍하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시하라 지사는 하루만인 15일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