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의 첫 경기 전반 7분에 터져나온 이정수의 선제골과 후반 6분 박지성의 추가골로 전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서울광자에서 코엑스광장에서, 노을공원에서 지하철역사에서... 붉은 악마들은 서로 한데 부둥켜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우리 태극전사가 그리스를 상대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12일 빗줄기가 계속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붉은 악마들의 물결로 시내 온 지역이 뒤덮였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거리응원장 280곳에는 178만6550명이 운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와의 축구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시청과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는 경기 시작 전부터 거리응원이 시작됐다.
오전부터 비가 오는 와중에도 많은 시민들이 일찍부터 모여 태극전사들을 향한 응원 의지를 보였다.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축구장을 찾은 팬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가 승리고 끝나고 나서도 거리응원에 나섰던 시민들의 환호는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거리응원이 열리는 전국의 광장과 공원, 도로, 경기장 등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형 스크린과 무대를 설치하는 손길이 바쁘게 이어졌고, 붉은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시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약 20만명이 운집한 서울광장에는 킥오프를 5시간30분 앞둔 이날 오후 3시 부터 대형 스크린과 사전 공연을 위한 무대 앞에 2천여명이 모였다.
축구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인천에서 시청광장까지 왔다는 이모씨(연수구)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쳐서 승리해서 기쁘다. 다음 경기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축구경기 응원 차 서울역 광장을 찾았다는 김모씨(동대문구 이문동)도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은 것 같다. 다음 경기에도 꼭 응원하겠다. 2002월드컵처럼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4강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 한국대표팀 파이팅”이라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7만여명의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오후 4시부터 경기장 북문 앞에 100m 가량 줄이 늘어섰다.
도로를 막고 대형 스크린과 응원무대를 설치해 놓은 코엑스 앞에도 무대 바로 앞 공간을 선점하려는 시민 2500여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 '코리아'를 외쳤고 한국의 승리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영동대로는 자정이 가깝도록 축하하는 시민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