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의 박주영과 마라도나호의 리오넬 메시. 양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는 과연 어떻게 팀을 승리로 이끌어 갈까.
객관적인 기량으로는 메시가 박주영과의 비교를 달가와 할 리 없다.
170㎝가 채 안되는 작은 키의 메시(169㎝)는 세계를 '발'로 정복했다. 그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드리블은 탱고 리듬처럼 아름다우며 강하다.
그의 드리블 질주는 상대 선수들을 제친다기보다는, 마치 물고기가 수초를 헤쳐 나가듯 상대 선수들이 오히려 그를 피하는 것처럼 비칠 정도로 매끄럽게 돌파해 나간다. 자신보다 한 뼘이나 큰 수비수들을 어린애 대하듯 하면서 그라운드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능력은 현존 최고의 선수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과 유럽 ‘올해의 선수상’(발롱드로)을 이미 받았고, 소속팀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리그, 클럽 월드컵,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각각 올려놓았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헤딩골을 넣는 등 중요한 고비에서 팀을 구원해 낸 그를 두고 ‘축구 메시아(Messiah)’ ‘메시가 곧 축구다!’라는 말로 팬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의 박주영 역시 지놀라의 표현대로 위협적인 스트라이커임은 분명하다.
2006 독일월드컵에 이어 2번째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박주영은 한층 성숙해진 기량으로 월드컵에 돌아왔다. 예선에서 박지성(5골)에 이어 팀내 득점 2위(4골)를 뽑아내며 프랑스리그에서 갈고 닦은 스트라이커로서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과 2선에서 치고 들어가는 과감성, 동료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넓은 시야와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두뇌 플레이는 박주영의 진가와 재능을 잘 보여준다.
특히 문전에서의 골 감각과 더불어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정확한 프리킥은 대표팀의 득점찬스를 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승리를 위해서는 득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득점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박주영과 메시 두 스트라이커가 결코 양보없는 대결을 펼칠 17일(한국시간) 사커시티스타디움에서 그들의 진가는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