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등의 경우에서 보듯 핵무기를 추구하는 나라들은 한 차례 대규모 핵실험에 뒤이어 작은 규모의 핵실험을 여러 차례 진행해 소형화를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다.
따라서 북한도 앞으로 핵무기의 소형화를 위해 몇차례 더 크고 작은 핵실험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포위망 때문에 이미 무기화했거나 무기화를 기다리고 있는 플루토늄 양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기존 재고량으로 핵무력을 증강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또 하나의 경로인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또 핵무기의 전력화를 위해선 계속 핵실험만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북한의 현재 핵능력에 대해선 각국의 정부 안팎의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해 일치된 견해는 없으나 핵무기 6-8개를 제조할 수 있는 40kg 안팎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거나 그것으로 그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게 한.미 군 당국의 추정치다.
북한이 미국에 신고한 플루토늄 26㎏에 1994년 북미 기본합의서 체결 이전에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10∼14㎏을 포함시키면 대략 이 추정치에 근접한다.
여기에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밝힌 대로 영변 5㎿급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한다면 7∼8㎏ 정도를 추가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은 대부분 북한의 원자로와 유사한 원자로의 가동 상태와 일반적 수준의 재처리와 핵무기 제조기술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정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북한이 1,2차 핵실험에 얼마 만큼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는지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나 더 핵실험을 할 수 있고, 몇개를 핵무기로 보유하려 할지 등은 매우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때 6㎏의 플루토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의 기폭장치 제조 능력 등을 감안하면 더 많은 플루토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은 "북한의 핵무기에는 5∼7㎏ 정도의 플루토늄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핵실험에도 이와 비슷한 양의 플루토늄이 사용될 것"이라며 "기계적으로 환산하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최대 7∼8회 정도의 핵실험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력에 따라 플루토늄 사용량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몇 차례나 더 핵실험이 가능할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고 모든 기관의 발표는 추정에 근거해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이 팀장은 지적하고 "북한이 앞으로 핵탄두 소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소규모 핵실험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북한이 앞으로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 만큼 핵실험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의 양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돼 마냥 핵실험을 이어가기보다는 외부세계에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것처럼 비치며 핵탄두와 장거리 미사일을 결합한 핵미사일 능력의 과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