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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차 핵실험...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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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기자

승인 : 2009. 05. 25. 19:53

정성장 "군부, 강경파 결단 촉구", 홍익표 "소량화, 경량화 기술 자신감"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과 관련, “예상보다 빠르다”며 “관련국들이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고 압력에 나서기 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은 지난달 로켓을 발사하기 전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사전통보했지만 오히려 대북제재를 준비하는 시간만 줬고 유리한 면보다 불리한 면이 많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시간에 쫓기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부를 비롯한 강경파들이 김 위원장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할 때 결단을 내리자고 촉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뤄지고 있고, 과거 부시 행정부 때처럼 북미협상을 하면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점도 조급해진 북한이 핵실험을 서두르게 된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대외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단행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는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핵실험에는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북한으로서는 이미 결정한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다음달 4일 미국 여기자들의 재판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번 주를 넘기면 핵실험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북한은 자신들이 현실적으로 활용할 모든 카드를 내비친 다음 미국과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방국인 중국의 대북특사가 6월중 방북할 예정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에게 불능화 단계에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핵문제뿐 아니라 핵무기, 장거리미사일,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 및 북미관계 정상화 등 북미간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루자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이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기술력과 안정성을 강조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 소량화, 경량화 기술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은 또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필요한데 북한 스스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한 만큼 이와 관련된 기술도 검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25일 핵실험을 단행한 것과 관련, “북한은 지난달 로켓 발사 이후 미국의 대북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제재 이후 이미 핵실험을 예고했다”며 “북미협상을 겨냥해 나름대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기간과 겹친데 대해서는 “북한이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돌발변수 때문에 고민은 했을 것”이라면서도 “핵실험에는 기술적, 물리적 문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미룰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남쪽 정세를 감안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했다고 밝힌 언론보도에서 ‘핵기술’을 강조한 것과 관련 “북한은 핵 관련 기술이 좋아져야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에게 강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북한은 그동안 꾸준히 핵 관련 기술, 성능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핵실험은 실험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량해야 한다”며 “북한의 표현은 핵기술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시험결과 핵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게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게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북한이 서두르는 측면이 강하다. 미국으로서는 기분 나쁜 대목일 수밖에 없다”며 “상화이 더 악화될 지 2006년 1차 핵실험 때처럼 벼랑끝에서 타결책을 찾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으로서는 많은 고민이 되겠지만 처음도 아니고 두 번째 핵실험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북미간 당분간 긴장고조는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해도 더 이상 북한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북미간 모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타결해야 한다. 북한변수가 상수화되는 상황에서 이는 오바마 정부에게도 이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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