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핵실험 위력 1차 때 비해 비약적 증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일본의 기상청, 미국 지질조사소 등에서 진도 4.5~5.3의 진동이 관찰됐다. 진도 수치가 0.2 증가할 때 에너지 크기는 2배에 이른다. 1차 핵실험 때 진도 3.5 안팎의 인공지진이 감지됐었다는 사실이 이번 핵실험의 위력을 짐작케 한다.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25일 이번 핵실험 규모가 1차 때의 최고 15배에 이르는 위력을 지녔다고 보도했다.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의 규슈(九州)대학 지진화산관측연구센터는 “2006년 핵실험에 비해 에너지 규모가 10~15배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야기 유지(八木勇治)쯔쿠바(筑波大) 교수는 “미국 지질조사소의 관측에서 진도 4.7이 관측돼 1차(4.2) 때의 폭발 규모보다 약 5배 정도 크다”면서 “이는 인도, 파키스탄의 핵실험과 거의 같은 규모로 기술적으로 1차와 비교해 고도화됐다”고 평가했다.
1998년 인도, 파키스탄 핵실험 당시 세계 각지에서 감지된 지진파 진도는 4.5 정도였다.
1998년 인도는 핵실험 때 0.2킬로톤(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에서 43킬로톤까지 5종류 핵탄두를 터뜨렸다.
북한은 1차 핵실험 당시 4킬로톤 위력의 실험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0.4~0.8킬로톤 수준에 그쳤고 지진파 규모도 최소 기준치 이하였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1차 핵실험 때처럼 단순히 ‘선전용’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최고 20킬로톤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25일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이날 “시험 결과 핵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 제조능력은
북한은 1959년 구소련과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고 1964년 영변에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원자력 연구를 지속해왔다. 특히 1985년 영변에 원자로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생산체제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북한은 1983년 11월 첫 고성능 폭발실험 이후 70여회의 고폭 실험을 실시했고, 1990년대 기폭장치 완제품 실험을 시행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핵개발을 일시 유예하기도 했지만 이후 재개했다. 2005년 6자회담을 통해 나온 9·19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계획 포기’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10월 핵실험을 단행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능력은 지난 2005년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모르는 것이 더 많다”고 실토한 바처럼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은 현재 북한이 핵무기 6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42~48kg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이 지난달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영변 5MW급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플루토늄 보유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행정부 내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HEUP)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라늄형 핵개발계획 실태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