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喪 중 핵실험이라니...정치권 한목소리로 北 비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정치권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치권은 특히 북한이 국상(國喪) 중에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한 비도덕성을 질타하며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파악에 주력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북한의 화학·생물학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2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반문명적 도발 행위다”고 규정했다.

윤 대변인은 “김정일 정권은 전쟁공포를 팔아 내부적으론 흔들리는 체제위기를 단속하고, 대외적으론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 하는 것이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몇 개로 체제유지를 보장받겠다는 발상은 착각이다. 핵무기가 북한정권을 보위해줄 수는 없다. 1만 100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던 소련도 스스로 패망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2차 핵실험 사태와 관련한 동향파악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은 남북간의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도록 이러한 긴장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영민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민주당이 양보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고 강조한 뒤 “남북대화와 한반도 평화에 많은 노력을 해 오신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에 이루어진 북한의 핵실험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북한의 목적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겠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우리 대한민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북한이 걸머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은 국상 중이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정상회담을 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불행하게 세상을 떠나,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국민장 기간에 한반도 평화에 불을 끼얹는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망나니 같은 짓이다”고 맹비난했다.

진보신당도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전직대통령 서거로 충격에 빠진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핵실험 등을 통한 긴장고조를 행위를 통해서는 한반도 평화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는 26일 오전 8시 정부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