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광장과 공원, 도로, 경기장 등에는 낮부터 붉은 셔츠와 응원도구를 챙겨 나온 시민들로 가득찼으며, 직장인들은 집가족과 함께 응원하기 위해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광장과 삼성동 코엑스에는 경기시작 전까지 20~30대 젊은층 위주로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오후 8시30분경 경기가 시작된 컨디션에 다소 난조를 보인 대표팀이 고전하자 시민들은 숨죽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처음부터 운이 따라주지 안은 경기였고, 실력 발휘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지만 국민들은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 17분 내준 프리킥을 메시가 찬 프리킥이 박주영 선수의 발에 맞고 우리 골문으로 들어 '아~!'하는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졌다. 또 32분 경 이과인에게 프리킥에 이은 두 번째 골을 내주자 응원하던 시민들도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 선수가 상대의 공을 가로채 재치있는 칩킥으로 만회골을 성공시키자 시민들은 환성을 치르며 응원이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후반들어 다소 답답했던 경기를 폈던 전반과는 달리 활발한 공격을 펼치자 쉴새없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후반 12분 께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의 결정적인 슛이 빚나갔을때는 아쉬운 탄성이 길게 이어지기도 했다.
응원의 함성은 거리와 공원에서 뿐만 아니라 음식점, 아파트와 주택단지 곳곳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볼 터치 하나하나에도 시민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잘한다' '화이팅' 등 격려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후반 초반 메시, 이과인, 마스체라노 등 아르헨티나 주요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슈팅에 대한 선방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정성룡 골키퍼에 대한 격려의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메시에게 잇따라 돌파를 허용, 역습에 말리면서 75분과 79분 이과인에게 연속 두골을 내주며 무너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집에서 가족과 응원한 노진현씨(34.서울 성북)는 "후반 메시를 좀 더 잘 봉쇄했더라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었겠지만 이미 경기는 끝났다"며 "남은 기간 대표팀을 잘 추스려 나이지리아 전에서 최선을 다해 16강 전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삼성 코엑스에서 대표팀을 응원한 김민희씨(29.서울 광진구)는 "조금만 침착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긴장한거 같다. 앞으로 더 전열을 가다듬어 연승해나가길 바란다"며 울먹였다.
월드컵 대표팀은 오는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각)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