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전반 16분 박주영(AS모나코)의 자책골과 전반 32분, 후반 31분, 35분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의 해트트릭으로 1-4로 대패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박주영을 최전방에 두고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염기훈·이청용을 측면 미드필더로 세운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포백라인에는 차두리를 대신해 오범석이 오른쪽 풀백으로 섰다.
이영표-이정수-조용형은 그리스전에 이어 출전했다. 골키퍼는 정성룡이 맡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방에 메시(바르셀로나), 테베스(맨체스터시티), 이과인을 배치해 한국 골문을 향한 날카로운 창을 세웠다. 미드필드에는 부상을 당한 베론을 대신해 중앙에 마스체라노가 투입됐다. 디 마리아와 로드리게스는 양 날개를 맡았다. 포백라인에는 나이지리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에인세를 포함해 사무엘·데미첼리스·조나스가 섰다.
경기는 시작부터 아르헨티나의 맹공으로 시작됐다. 아르헨티나의 미들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받은 한국은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했다.
첫 골이 아쉬웠다. 한국은 전반 16분 왼쪽 진영에서 반칙을 얻어낸 아르헨티나의 프리킥 찬스에서 메시가 올린 크로스가 박주영의 발을 맞고 자책점이 돼 첫 득점을 내줬다.
생각치도 못한 득점을 내준 한국은 간간히 반격을 시도했지만 전반 19분 기성용(셀틱)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내내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한국은 아르헨티나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경기에 끌려갔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32분에는 이과인이 헤딩으로 추가골을 터뜨려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하지만 한국팀은 전반 종료 직전 이청용이 아르헨티나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골문 앞에서 상대 공을 가로채 그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1-2로 리드를 당한 채 후반에 들어선 한국대표팀은 경기 초반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12분 염기훈(수원)의 결정적인 찬스를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아르헨티나에게 끌려다녔다.
매시에게 집중된 수비는 테베스와 이과인을 자주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이들에게 번번이 슈팅을 허용, 불안함을 가중시켰다.
특히 이과인의 공격력이 매서웠다. 이과인은 후반 31분과 35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이번 월드컵에서 첫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6강 진출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어려움에 빠졌고, 아르헨티나는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