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4일(한국시간) 오후 11시 남아공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펼쳐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전반 39분 혼다 케이스케(츠스카 모스크바)의 골을 끝까지 잘 지켜 아프리카의 강호 카메룬을 1-0으로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로써 일본은 자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원정 경기에서 첫 승을 올리는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4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일본은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에서 2승을 거뒀지만 그 외 월드컵에선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무5패만 기록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때도 1무2패로 예선탈락한 바 있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다소 지루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일본은 수비적인 전술로 공격적인 카메룬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중점을 뒀다. 카메룬은 전체적인 경기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수비전술을 들고 나온 일본의 진영을 뚫지 못하고 번번이 역습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먼저 웃은 쪽은 일본이었다. 전반 39분 '일본의 축구 스타' 혼다가 카메룬의 골문을 열었다. 카메룬 진영 오른쪽에서 마쓰이 다이스케가 왼발 크로스를 올려준 것이 상대 수비수를 넘겨 반대 쪽에 서있던 혼다의 발 앞에 떨어졌다. 노마크 상황에 있던 혼다가 이를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집어넣어 선제골로 연결한 것.
이후 카메룬은 왼쪽 풀백 브누아 아수 에코토(토트넘)의 오버래핑과 사뮈엘 에토(인테르 밀란)의 공격력으로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에코토는 볼 터치가 좋지 못했고, 에토의 공격력 역시 일본의 수비진에 틀어 막혔다.
일본이 1-0으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이 종료됐고 후반 들어 카메룬의 추격은 더욱 거세졌다.
카메룬은 후반 4분경 에토가 일본 수비수 3명 사이를 뚫고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밀어줘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에릭 추포 모팅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만회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카메룬은 이후에도 좌우 가리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이에 일본은 협력수비로 대처했다. 하세베 마코토와 엔도, 그리고 다나카 툴리오가 몸을 사리지 않고 카메룬의 공격에 온몸을 던졌다.
카메룬은 후반 39분 슈테판 음비아(마르세유)가 시도한 회심의 중거리슛이 골대 상단을 때려 추격에 실패했다. 계속된 카메룬의 파상공세도 통하지 않았다. 이후 일본은 더욱 수비력을 두텁게 했고 경기는 1-0 일본의 승리로 종료됐다.
일본으로선 경기 내용에선 카메룬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는 악착같은 수비로 월드컵 역사상 첫 원정 승리를 챙기는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