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승후보로 꼽혔던 스페인이 스위스에게 일격을 맞으며 1패를 당한 것 이외에도 축구종가인 잉글랜드 역시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아트사커'라고 칭송받았던 프랑스와 '전차군단' 독일 역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수 아래로 여겨진 멕시코과 세르비아에게 패하며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유럽 강호들의 부진은 여러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다보니 거의 유럽을 벗어날 일이 없는 유럽팀들에게 더욱 낯설게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잔디 상태는 물론 추운 날씨에 고지대에 위치한 경기장 환경까지 유럽과는 사뭇 다르다.
여기에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도 한몫했다. '자블라니'는 기존의 공인구들보다 훨씬 강한 반발력을 자랑한다. 자블라니는 그 동안의 공인구들보다 빠른 시속 127km의 속도를 자랑하며 표면에 작은 돌기와 홈으로 인해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잉글랜드와 미국과의 경기에서 클린트 뎀프시의 평범한 중거리 슈팅을 로버트 그린이 빠뜨린 것도 자블라니의 영향이 컸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공기 저항이 최소화되어 있는 고지대에서는 번번이 크로스의 높이를 맞추지 못해 애를 먹고 있으며 볼의 회전 역시 제대로 먹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격수들은 '자블라니'에 고전하면서 제대로 된 슈팅을 하지 못해 골을 터트리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팀 성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만으로 전체 판도를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첫 경기를 치른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승후보들은 정신력과 팀워크를 가다듬으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낯선 남아공 환경에 대해 점점 적응도를 높여갈 경우 앞으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별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의 강호들이 이러한 악재들을 극복하고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일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