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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보느라… 세계경제 104억 달러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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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국제전문 기자

승인 : 2010. 06. 19. 20:38

일손 놓고 TV앞으로…독일·멕시코 피해 가장 커
유정원 국제전문 기자] ‘모든 비즈니스 활동이 오후 2시에 멈췄다. 각급 학교에서 수업이 중단된 건 물론 유치원까지 문을 닫았다. 은행 업무도 3시간 동안 정지됐다. 길거리의 상점은 철시 상태다. 길거리는 급히 귀가하거나 맥줏집으로 가려는 차량으로 메어졌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최신호에서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던 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벌어진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과 축구 경기가 벌어진 지난 16일 브라질은 모든 게 멈춰 버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번 월드컵 개최로 경제 전반에 걸쳐 약 120억달러 어치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국내총생산(GDP)도 0.5% 상승하고 일자리도 13만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때문에 ‘눈물 나는 경제’가 있다. 월드컵 기간에 노동 생산성은 떨어지고 경제 활동이 둔화되면서 엄청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세계 인구의 80% 이상이 어느 모양으로든 월드컵 축구 경기를 지켜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지역에서 근로 시간과 자국팀 경기 일정이 겹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새벽까지 게임을 관전한 축구팬들이 직장에서 업무에 지장을 받을 게 뻔하다.

스위스의 리서치 기관 IM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에 글로벌 경제가 입을 손실 규모가 104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피해는 나라별로 축구 열기와 비례해 증가한다. 특히 48개 토너먼트 게임이 벌어지는 2주간 손실은 최대 수준으로 올라간다.

월드컵으로 가장 큰 경제 손실이 예상되는 나라는 독일과 멕시코다. 두 나라는 자국팀의 경기가 벌어지는 시간에는 근로자의 절반 정도가 사실상 손을 놓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피해 예상치는 각각 17억 달러.

멕시코의 경우 무려 근로자의 70%가 일터를 떠나 월드컵 경기에 열중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벌어질 생산성 저하 수준은 20%에 달한다.

브라질은 바로 뒤를 잇는다. 전국적으로 업무가 중단되면서 생산성이 12억달러 정도 떨어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도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는 바람에 4억8500만달러를 날릴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으로 인한 경제 손실은 역대 경기에서도 팬들의 열정만큼이나 컸다. 영국의 경제 및 비즈니스 리서치센터(CEBR)는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 전 세계적으로 48억달러의 경제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과 중남미가 각각 28억달러와 16억2000만달러씩이었다.

하지만 월드컵이 주는 긍정적인 경제효과도 크다. TV 등 전자제품이나 식음료 시장은 대목을 누리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 덕분에 매출이 신장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더구나 경기를 관전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월드컵의 가치는 ‘무한대’일 수 있다. 
유정원 국제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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