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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이변의 역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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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용 기자

승인 : 2010. 06. 17. 08:41

정해용 기자]16일 밤(이하 한국시간) 남아공월드컵 최대 이변으로 불릴 사건이 발생했다.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무적함대 스페인(FIFA랭킹 2위)이 한수 아래의 스위스(FIFA랭킹 24위)에 침몰당한 것이다. 월드컵 무대에만 서면 약한 모습을 보였던 스페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징크스를 이어갔다.

오트마르 히츠펠트(61) 감독이 이끄는 스위스는 페널티박스 근방에 8~9명의 선수들을 배치해 스페인의 패스플레이를 철저히 봉쇄했다. 다비드 비야(29)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6·이상 바르셀로나) 등 단신선수들은 스위스의 장신 수비수에 막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후반 초반 스위스의 블레즈 은쿠포(35·트벤테)가 찔러준 볼을 젤송 페르난데스(24·생테티엔)가 받아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과 조별리그 1차전은 늘 이변의 연속이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역시 어김없이 초반부터 각본없는 드라마를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이변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의 한팀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1978년 자국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는 개막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1986년 디에고 마라도나(50·현 아르헨티나 감독)의 폭풍이 휘몰아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멕시코 월드컵 이후 또 다시 저주는 반복됐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카메룬에 0-1로 패한 것. 이 경기는 아르헨티나 축구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프랑스도 1998년 자국 월드컵 우승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흑표범 세네갈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5회 우승의 브라질마저 1974년 서독 월드컵 개막전에서 유고슬라비아와 0-0으로 비긴 수모의 역사가 있다.

개막전의 불운은 비단 전 대회 챔피언들만의 것은 아니다.

남미축구 전통의 강호 멕시코는 개막전에 유독 약한 팀이다. 멕시코는 19차례 치러진 대회에서 5번이나 개막전을 치르는 영광을 얻었지만 2무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후 40년 만에 돌아온 이번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에서도 개최국 남아공과 1-1로 비기며 개막전 무대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을 재연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미국과 기나긴 악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겡에서 열린 C조 예선에서 잉글랜드는 골키퍼 로버트 그린(30·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미국과 1-1로 비겼다.

잉글랜드팬들은 60년 전의 악몽을 떠올렸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최강으로 군림하던 잉글랜드는 2차대전 이후 23승3무4패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48년 런던올림픽 등 국제경기 7경기에서 무려 45골을 내주고 단 2골만 얻었던 ‘약체 중의 약체’ 미국에 0-1로 패하는 치욕을 겪었다. 축구계는 이 사건을 '잔디위의 기적'이라 불렀다. 잉글랜드는 결국 조별예선에서 1승2패로 탈락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던 블루 사무라이 일본(FIFA랭킹 45위)이 불굴의 사자 카메룬(FIFA랭킹 19위)을 단칼에 베어버려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혼다 케이스케(24·CSKA모스크바)가 전반 39분 마쓰이 다이스케(29·그로노블풋38)의 크로스 볼을 카메룬 골안으로 집어넣은 것.

15일에도 이변은 계속됐다.

루스텐버그 로열바포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F조 뉴질랜드(FIFA랭킹 78위)와 슬로바키아(FIFA랭킹 34위)의 경기에서 뉴질랜드는 1-0으로 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에 중앙수비수 윈스턴 레이드(22·FC미틸란)의 헤딩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파란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는 뉴질랜드는 1982년 첫 출전한 스페인 월드컵에서 3패한 후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감격적인 승점 1점을 얻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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