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신 노인분들을 떠올리면 텃밭에서 직접 농작물을 기르시거나 장을 담그시는 모습이 생각나는데요. 장수하시는 노인분들의 밥상에는 거의 빠짐없이 발효식품이 놓인다고 합니다. 대한 암 예방협회에서도 된장, 청국장 등의 발효식품을 매일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장수의 비결, 발효식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발효식품은 곰팡이·세균·효모 등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식품을 의미하는데요. 이 미생물은 영양소를 분해해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유용한 물질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종류에는 각종 김치와 된장, 고추장, 청국장, 막걸리, 생선 식해, 젓갈 등이 있습니다.
된장의 효능부터 살펴볼까요? 된장은 메주로 장을 담근 후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 만든 장입니다. 우라나라 장수 노인분들의 90% 이상이 하루 한 끼 이상 된장국을 드신다고 하는데요. 콩에 들어있는 영양소뿐만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생리활성물질에 의해 각종 퇴행성 질병을 비롯한 암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된장에 포함된 유효 성분은 높은 온도에서 가열해도 별로 파괴되지 않습니다.
청국장은 무르게 익힌 콩을 뜨거운 곳에서 납두균이 생기도록 띄워 만든 된장의 한 종류입니다. 미생물에 의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이 소화흡수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여러 기능성 물질을 함께 생성하는데요. 청국장 특유의 냄새는 이 아미노산이 한 번 더 분해되면서 생기는 암모니아 가스 냄새입니다. 냄새는 고약하지만 잡균의 증식을 억제해주는 고마운 효과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발효균주인 미생물이 대장에 존재하는 유익한 균을 도와 장을 깨끗하게 해주고, 콩에 함유된 식이섬유 또한 체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요. 청국장 30g을 먹으면 300억 마리의 유익한 균을 먹는 것과 같다고 하니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추장은 고춧가루에 쌀가루, 엿기름, 메줏가루 등을 섞어 발효시킨 장으로 가장 흔히 먹는 기호식품인데요. 고추장 내의 고활성전분분해효소와 단백질분해효소가 소화를 촉진합니다. 또한 고추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이 땀이 나도록 유도해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감기 등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좋은 것은 물론 체지방을 감소시켜 다이어트에 좋은데요. 이뿐 아니라 생선비린내 제거, 식욕 증진, 항암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김치는 소금에 절인 채소에 젓갈과 양념을 혼합하여 저온에서 발효시킨 음식으로, 한국의 대표 음식일 뿐만 아니라 세계가 인정한 건강식품인데요.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면 먹어도 위암 세포의 성장을 50%정도 억제한다고 합니다. 특히 요구르트보다 4배 많은 유산균이 함유돼 있는데요. 유산균은 대장 내부를 청소해주는 정장 작용은 물론 다른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발효 중 비타민 B군의 함량을 증가시켜 주는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식해는 동해안 지역에서 즐겨 먹던 생선 발효 음식으로, 생선을 토막친 다음 소금 ·조밥 ·고춧가루 ·무 등을 넣고 버무려 삭힌 것으로 칼슘과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생선이 발효되면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삭힌 지 1주일쯤 지나면 비린내가 거의 사라진다고 하네요. 특히 지방과 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이 높아져 뼈째 소화가 되니 걱정말고 드시길 바랍니다.
젓갈은 어패류를 염장 발효시켜 독특한 감칠맛이 나도록 한 우리나라 특유의 균식품인데요. 예로부터 조미료 및 김치의 재료로서 널리 식용되어 왔습니다. 자가소화 효소와 호염성 미생물의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비린내가 사라진다고 하네요. 특히 단백질이 풍부하고 소화 효소가 많아 속이 안 좋을 때 민간요법에 쓰이곤 했습니다.
막걸리는 고두밥에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술로, 단백질과 비타민B가 풍부합니다. 특히 체내에 영양이 과다하면 지방세포 수가 증가하는데, 막걸리가 이를 억제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파네졸이라는 성분은 항암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적당히만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