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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파견업체직원, 단순노동직...인사부장 사이토 씨의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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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기자

승인 : 2013. 02. 25. 06:02

* 정년 65세 의무화로 근무조건 악화...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
# 일본 중소기업 인사부장 사이토 히데아키 씨(58)는 요즘 고민이 많다. 오는 4월 시행되는 '정년 65세 의무화' 제도를 앞두고 60세 이상 근무자들과의 재계약을 앞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한솥밥을 먹던 선배들에게 회사 측이 요구하는 건 파견업체 직원, 단시간 노동직으로의 재계약이다. 연봉 역시 현재의 60%밖에는 지불할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대부분 하는 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겠지만 하루아침에 선배들을 파견직으로 내몰아야 하는 현실이 사이토 씨에겐 너무 괴롭다. 게다가 자신도 2년 뒤 같은 처지가 될 걸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진다. 


올 들어 일본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는 바로 정년 65세 의무화 제도다. 

이는 60세에 정년퇴직하는 근로자 중 희망자 전원을 65세까지 재고용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정부가 후생 연금의 지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끌어올리면서 60세 정년 퇴직자의 5년 공백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5년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지만 문제는 처우다. 

산케이 신문은 65세 정년 의무화 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대상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24일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기업들이 이들에게 요구하는 건 대부분 단기 계약직이나 파견업체 직원으로의 재계약이다. 연봉, 직책 모두 달라진다. 현재 받는 월급의 약 60%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어제의 부장, 이사가 하루아침에 60세 '평사원'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온라인매체 사이조도 최근 퇴직 경찰의 재취업 실태를 예로 들며 정년퇴직한 단카이 세대(일본 베이비부머, 1947~49년생)가 위험하거나 좋지 않은 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조에 따르면 퇴직한 경찰에서 퇴직한 몇몇 간부들은 파친코나 심부름센터 등 지역 폭력조직의 사업 및 이권 개입에 동원되고 있다. 이들이 범죄 유형 뿐 아니라 경찰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을 폭력 조직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퇴직 전부터 폭력 조직과 유착 관계가 있었던 경찰이 개인신상이나 자산 정보를 추적하는 폭력 조직 산하 심부름센터에 취직해 일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들의 직업은 '건전성 조사원'이다. 

사이조는 2015년까지 약 10만 명의 경찰이 퇴직할 전망이며 이는 폭력 조직의 이권으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육아, 가사만 전념해 온 중장년층 여성도 취업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남편의 정년퇴직이나 재계약으로 수입이 줄면서 파트타임 등으로 일하는 주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대부분이 35시간 미만의 파트타임 등으로 부족한 가계 수입을 보충하기 위한 이른바 '생활방어형' 취업으로 고령화와 연금 수령액 축소가 심화되면서 주부의 취업 환경도 점점 열악해질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일본능률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년 65세가 보장됐지만 근무 환경 악화라는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면서 "사회 구성원, 기업의 의식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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