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시회에서 자신의 조충체 글씨를 펴보이고 있는 자오무허씨. |
그는 원래 중국의 지주 계급 출신이었다. 때문에 공산당이 중국의 정권을 잡을 때인 1949년 체포령을 피해 도피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2년 후 도피 중이던 진먼다오(金門島)에서 대만으로 밀항을 단행했다. 이후 딱 40세가 된 그의 인생 2막은 평범했다. 대륙에서 교사로 일한 경험을 살려 가오슝(高雄)여자사범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퇴임한 것. 심지어 교수 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조용히 살았다고 한다.
대학원 졸업식에 참석, 석사학위를 받는 자오무허씨. |
90세를 넘은 나이였던 만큼 그는 일단 공부를 멈췄다. 주위의 권고도 있었기 때문에 더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사실은 무리한 것이기는 했다. 그렇다고 그가 사회 활동을 완전하게 멈춘 것은 아니었다. 93세 때부터 한 병원의 자원봉사자로 일했을 뿐 아니라 어릴 때 익힌 조충체(鳥蟲體. 새와 벌레 모양의 글씨)를 더욱 갈고 닦아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계속 전개했다.
그러다 그는 95세 때인 2006년에 지인의 아들과 함께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지인 아들의 대학원 입학 격려 차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끝까지 갔다. 난화(南華)대학 대학원 철학과에 가볍게 합격한 것. 또 2008년 97세의 나이로 무사히 졸업을 했다. 놀랍게도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10년에는 자신의 조충체 글씨를 영국의 국립도서관에 소장하게 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어 그는 2011년에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한 '유유자적 100년'이라는 책을 구술,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도 올랐다. 이 책은 국내에도 번역돼 판매되고 있다.
그의 인생은 그렇다면 언제쯤 은퇴에 들어설 것인가. 현재 상황으로 볼 때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은퇴는 없을 듯하다. 그는 최근 자신의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