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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주 분석] 공모가 대비 주가 75% 오른 ‘산일전기’…내년 미 시장 업고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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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4. 12. 02. 18:07

미 제조업 리쇼어링 현실화…매출 성장 기대
신재생 분야 잇따른 수주·재정건정성도 양호
트럼프 2기 신재생 시장 위축 등 변수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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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7월 코스피에 입성한 국내 특수변압기 제조기업 '산일전기'는 3분기 호실적에 더해 향후 기업성장 기대까지 커지면서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력기기 업종이 북미를 중심으로 향후 수년간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유럽, 일본시장 교체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관측돼 기업성장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제조업 리쇼어링(유턴현상) 본격 추진과 중국, 멕시코 등의 관세 부과 정책 역시 국내 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집권 이후 신재생 에너지 시장 위축과 AI 거품론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는 여전히 변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코스피에 상장한 산일전기 주가는 지난달 29일 기준 6만1500원에 거래됐다. 상장 넉 달 만에 공모가(3만5000원)보다 75.71% 크게 올랐다. 하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41곳 중 80%(33곳)가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시장이 산일전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산일전기는 1994년 설립된 국내 특수변압기 제조 기업이다.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송배전 변압기와 신재생 특수변압기를 주로 양산한다. 특히 미국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눈에 띈다. 미국은 세계 변압기 시장(40조원)의 1/4을 차지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미국 내 전력망 교체 시기와 맞물리면서 관련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20년 642억원에 불과했던 산일전기 전체 매출은 지난해 2145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225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올해 3분기 33.5%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20년 이상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유럽, 일본시장도 교체 수요가 곧 도래해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신재생 분야의 잇따른 신규 수주 실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달들어서만 신재생 분야 특수변압기 공급 계약이 4건 성사됐다. 미 TMEIC로부터 111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변압기 주문이 들어온데 이어 GE와 371억원 규모 풍력발전용 변압기 계약도 체결됐다. 이는 올해 4분기나 내년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3103억원, 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3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트럼프 전력망 정책에 따른 매출 효과도 기대된다. 내년 트럼프 집권 이후 제조업 리쇼어링이 현실화되면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전력망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송배전 변압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멕시코 관세 부과 정책도 기회일 수 있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배전변압기는 주로 중국산 전기강판 사용이 많은 멕시코와 캐나다산 비중이 높은데, 중국산 배제 기조와 동시에 최대 수출국인 멕시코의 추가 관세 부과까지 예고돼 있어 국내산 변압기 매출이 늘 수 있다.

다만 내년 트럼프 정권이 본격 들어서면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위축될 수 있다. 전력망용 변압기 매출이 크게 늘어나 전체매출 감소를 해소할 수도 있지만, 신재생 매출로만 좁히면 매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AI 거품론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우려된다.

성장 변수가 큰 전방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확대로 매출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상장 이후 투자금까지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부채를 줄여 재무 부담은 없는 상태다. 부채비율은 2021년 136%에서 2022년 214%로 늘었지만 지난해 매출 상승으로 51.9%로 줄였고, 올해 투자자금까지 유입 된 영향으로 16.6%까지 낮췄다.

향후 승계 이슈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있을 수 있다. 3분기 기준 최대주주는 창업주 박동석 대표로 36.0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1961년생인 박 대표는 20대부터 전력기기 업계에서 경험을 쌓아온 엔지니어 출신으로 창업 때부터 변압기 설계·제조와 관련한 실무를 주도적으로 해왔다. 창업주 2세대인 박 모 차장이 실무에 나서고 있으나 지분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향후 창업 2세대에 대한 승계 이슈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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