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각 방식 발사, 엔진 성능 지속적으로 개량하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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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사일은 지난해 6월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과 다른 패턴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당시 무수단은 최고 고도 1400㎞를 넘었고 400㎞를 비행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분석한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은 고도 550여㎞로 올라가 500㎞를 비행했으며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정동 쪽 방향으로 발사돼 동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고각 방식(미사일을 대기권 밖까지 나가도록 높이 발사)으로 발사됐다.
당초 군 당국은 고도와 비행 거리를 합하면 1000㎞가 약간 넘기 때문에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급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으나, 이후 한·미 정보자산을 통한 추가 판단을 통해 노동급 미사일보다는 무수단급 개량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합참 관계자는 분석을 바꾼 이유에 대해 “비행 제원이 노동급 제원보다는 상회한 것으로 나와서 정정했다”며 “비행속도가 노동은 마하 9.5인데 그 이상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10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500여㎞를 날았다는 점에서 군 당국은 ICBM으로는 판단하지 않았다. ICBM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행 거리가 최소 3500㎞ 안팎을 비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ICBM을 보유한 국가들 기준으로 보면 사거리 5500㎞ 이상이어야 ICBM으로 분류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해 무수단 미사일을 여러 차례 발사 실패한 것을 고려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실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미사일의 ‘새로운 기술’과 관련해 “고체엔진을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성공 여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지난해 8차례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고체 연료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연료는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반드시 하루 이틀 전에 주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차량에 탑재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를 노출당하기 쉽다. 반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이동이 쉽고 기습발사가 가능하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량형 무수단 미사일에 최근 분출시험을 했던 신형 ICBM 엔진을 장착해 이날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ICBM급 미사일은 무수단 미사일의 엔진 2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북한이 개량형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 이는 북한 ICBM 엔진 기술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북한이 이날 고각 방식으로 미사일을 쏜 것은 엔진성능을 지속해서 개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엔진 출력을 높여 단시간에 대기권을 벗어 나도록 하고 고각 거리와 비행 거리까지 합해 계산되는 수평거리로 성공 여부를 판단해 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발사 때 400여㎞를 비행했으나 이번에는 100여㎞가 늘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8개월여 만에 비행 거리를 100여㎞ 늘린 셈이다.
다만 당시에는 고도가 1400㎞로 치솟았으나 이번에는 550여㎞로 짧았다. 고도가 낮았지만 비행거리를 100㎞ 더 늘린 것은 엔진 추력과 미사일 무게 등 성능에서 분명한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