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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대형 음반 매장 타워레코드의 외벽에서 그룹 비즈(B'z)의 라이브 투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
일본(도쿄)/아시아투데이 정지희 기자 = 일본 중장년층 뮤지션들이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음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일본 음반 시장은 현재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디지털 음원 발매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음악 파일 공유가 보편화되면서 실제 음반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즈(B'z), 글레이(GLAY), 미스터칠드런(Mr.Children), 그룹 옐로우 몽키의 리더 요시이 카즈야 등 중견 뮤지션들이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치며 음반 수요를 높여 나가고 있다.
30일 오후 방문한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일본 최대 음반 매장 타워레코드.
건물 외벽의 대형 전광판에서는 록 밴드 비즈의 라이브 공연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988년 첫 정규앨범 '다카라 소노 테오 하나시떼(だからその手を離して)'로 데뷔한 비즈는 명실상부한 일본의 국민 밴드다. 이날은 마침 비즈가 데뷔 25주년 기념 투어 DVD'비즈 라이브 짐 2008-액션(B'z LIVE-GYM 2008 -ACTION-)'을 공개한 날이다.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던 행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전광판을 바라보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타워레코드 관계자에 따르면 앨범 정보를 묻는 고객들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화려한 디스플레이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25년이 넘도록 변함없는 비즈의 인기를 다시금 실감케 한다.
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또 다른 남성 밴드 글레이의 사진이 시선을 끈다. 지난 23일 동시에 발매된 새 앨범 '저스티스(Justice)'와 '길티(Guilty)'의 홍보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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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레코드 시부야점 1층 벽면은 중견 밴드 글레이(GLAY)의 앨범 발매 홍보 이미지로 장식돼 있다./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
글레이 역시 비즈와 마찬가지로 1994년 데뷔한 이래 한국,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넓은 팬 층을 형성해왔다. 이날 타워레코드에서도 교복을 입은 여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까지, 다양한 팬들이 글레이의 포스터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글레이는 오는 6월 1일 '저스티스&길티 아시아 투어 2013'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첫 공연을 펼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크다.
하루에도 수 십 장씩 발매되는 음반들 가운데 매장의 코너를 장악할 수 있는 뮤지션은 극소수. 그런 와중의 노장의 투혼이 돋보이는 것이다.
일본 레코드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 소프트(CD 및 음악 비디오) 생산량 전년대비 10%늘어난 3108억 엔을 기록했다.
생산량이 이전해보다 높았던 건 14년 만의 일이다. 또 대지진 이전인 2010년 수준(약 2836억 엔)보다 높은 수치다.
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스터칠드런, 글레이 등 중견 아티스트의 새 앨범 발매와 대지진 이후의 자선 콘서트 등으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일본 중견 뮤지션들은 치열한 음반 시장의 경쟁을 뚫고 대형 매장의 한 켠을 채우고 있다. 아이돌 중심으로만 돌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음악 업계를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부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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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미스터칠드런(Mr.Children)의 신보 및 기존의 앨범들이 타워레코드 매장 한 켠에 진열돼 있다./사진=정지희 기자 hee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