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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s 사회의 창]원조 지옥철에 ’세미 지옥철‘까지…잔혹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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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4. 07. 28. 06:00

9호선·공항철도 등이 ‘세미 지옥철’로 변질돼 출근 시간대 시민들 불편 호소
지난해 출근 시간대 혼잡도가 가장 높았던 구간은 9호선 급행 구간인 당산~여의도
철도전문가 "증차하거나 배차간격 줄여야…"
공항철도 지옥철
21일 오전 출근 시간대 공항철도 열차(서울역 방향) 안의 모습. / 사진=김종길 기자
지난 2009년 이래 개통된 서울 9호선 및 공항철도 등 신생 노선들이 ‘세미 지옥철’로 변질되고 있다. 지하철 1∼2호선‘원조 지하철’의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한 신설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출근 시간대 직장인 및 시민들의 발을 묶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에서 서울 마포구 직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6년째 수도권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강영범씨(34)는 매일 오전 7시 ‘지옥철 출근 전쟁’을 벌이느라 매일 비지땀을 흘린다.

강씨는 “1호선 지옥철을 타고 신도림에서 내려 다시 2호선 지옥철로 갈아탈 때마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래서 최근에는 공항철도로 출근 코스를 바꿨는데 이곳 역시 지옥철이 돼버려 이제는 집을 나설 때마다 ‘오늘은 두 지옥철 중 어느 코스가 그나마 나을까’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27일 서울메트로·서울시메트로9호선 등 수도권 지하철 운영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출근 시간대 혼잡도가 가장 높았던 구간은 9호선 급행 구간인 당산~여의도(225%)였으며, 그 뒤로 2호선 사당~방배(202%), 7호선 이수~내방(172.2%), 군자~어린이 대공원(172.1%) 순이었다.
2009년 7월 개통한 9호선의 경우 4량 36편성으로 운행, 1량 정원을 150명(총 600명 정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10량 69편성으로 운행, 1량 정원을 160명으로 한정(총 1600명 정원)하는 2호선에 비해 9호선 열차는 1000명을 덜 태워야 하지만 당산~여의도 구간에 최고 승객 수는 기준 정원의 두 배를 뛰어넘는 1350명으로 무려 750명이 더 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9호선을 타고 여의도역까지 출근하는 최정준씨(35)는 “역에 정차하는 순간이 무서울 정도”라면서 “개화나 신논현에서 타는 사람이야 기점역에서 출발하니까 매일 편안히 앉아갈 수 있겠지만 환승역이나 혼잡도가 높은 역에서 타는 사람들은 매번 이 지옥철을 겪어야 한다”고 한탄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관계자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출근시간대 일반열차와 급행열차 운행 비율을 2대1에서 1대1로 조정,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증차나 증량 등의 개선책은 서울시에서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 9호선에서 계획한 혼잡도 개선 정책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정책은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의 9호선 일반 열차 평균 혼잡도를 비교해보면 △2013년 119% △2014년 115%로 올해 4% 감소했으며 급행 열차 평균 혼잡도 역시 △2013년 210% △2014년 196%로 14%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9호선의 최고혼잡도는 제자리 수준으로 일반 열차 △2013년 151% △2014년 151%로 동일하며 급행 열차 역시 △2013년 225% △2014년 225%로 같다. 최고 혼잡 구간만 당산~국회의사당(일반)에서 염창~신목동(일반), 당산~여의도(급행)에서 염창~당산(급행)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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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출근시간대 공항철도 계양역(서울역 방면) 승강장에 수많은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종길 기자
2010년 12월 개통한 공항철도 역시 9호선과 마찬가지로 출근시간대 ‘세미지옥철’ 현상을 빚고 있다.

올해 2월 코레일공항철도가 조사한 출근 시간대 혼잡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계양~김포 구간의 최고 혼잡도는 153.3%다.

특히 계양역의 경우 승강장에 줄을 서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승객들이 출근 시간대 열차를 기다린다. 이때 승객들은 막 들어온 열차에 간신히 몸을 들여놓거나 어쩔 수 없이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흔하게 마주한다.

이진선 우송대학교 교수는 “지금 현실에서 지옥철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증차’”라며 “출근 시간대에는 배차 간격을 7~10분이 아닌 2분으로 줄여 승객 스스로 ‘지금 열차를 타지 않아도 다음 열차를 타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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