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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s 사회의 창]지옥철을 더 지옥으로 만드는 ‘못된 손, 나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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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기자

승인 : 2014. 07. 28. 06:00

출근 시간대 지옥철은 성추행범이 활기치기 좋은 최적의 환경
지옥철 내 성추행 피해자는 이것이 추행인지 아니면 단순 신체접촉인지 판단하기 애매
전문가 “과밀 현상 해결해야 지옥철 내 범죄를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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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승객들의 모습. 지옥철로 변한 지하철 안에서는 무수한 신체접촉이 이뤄진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사진=김종길 기자
지난달 중순 프리랜서 디자이너 이모씨(29·여)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출근하던 중 열차 안에서 불쾌한 일을 당했다.

그날 이씨는 “날이 무더워 얇은 원피스를 입고 집을 나섰다”며 “신대방역에서부터 엄청난 수의 승객이 밀려들어와 열차 안은 금세 아수라장이 돼버렸고 나는 손을 최대한 뻗어 안전봉을 붙잡고 출근길 지옥철을 견뎌내는 중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가 내 엉덩이 쪽에 자신의 몸을 밀착하더니 비비는 것 같았고 주행 중인 열차가 흔들리는 사이 그 움직임이 더 노골적이었다”며 “너무 불쾌하고 수치스러워 뒤를 돌아보니 40대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다 슬그머니 도망갔다”고 털어놨다.

출근 시간대 수도권 지하철 내 성추행 범죄가 여전히 들끓고 있어 지옥철이 더 ‘지옥’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운행한 지하철 내에서 발생한 성범죄 건수는 1026건으로 2012년 848건에 비해 20.1%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의 경우 628건을 기록,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출근 시간대 지옥철로 불리는 1·2·9호선과 공항철도의 성범죄 발생 건수는 어떨까?

1호선에서 발생한 성범죄 건수는 △2012년 59건 △2013년 37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인 반면 2호선은 △2012년 110건 △2013년 164건으로 늘었다. 특히 2호선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성범죄 건수가 이미 124건에 다다랐다.

9호선은 △2012년 27건 △2013년 12건 △2014년 상반기 7건으로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였으며 공항철도는 2012년 1건을 적발한 이래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성추행과 절도가 지하철 출근시간대 주 범죄다. 그 중 2호선은 워낙 유동인구도 많고 만원 현상이 심해 성범죄 건수가 높다”면서 “9호선도 2호선과 마찬가지로 출근 시간대에 혼잡스럽지만 성추행이라는 게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으면 적발이 어렵기 때문에 통계를 두고 증감을 따지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철도는 역사의 수가 다른 노선에 비해 적고 역과 역 사이의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피해자가 신고를 하더라도 바로 적발하기 쉽지 않다”면서 “그래서 경찰은 4~9월을 ‘성추행 예방·집중 단속 기간’으로 정하고 지하철 성추행 검거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 피해자들은 자신이 추행의 대상이 됐다는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이 상황이 단순 신체접촉일지 모른다는 애매성과 상대가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된다”며 “그럴 때는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분명히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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