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보 관장이 2일 서울 송파동 실벗뜨락 사무실에서 벽에 걸린 그린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이정필 기자 = “우리나라도 이제 국민 세금으로 예산을 받아 다시 나눠주는 식의 복지정책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간헐적으로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직접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지요.”
2일 서울 송파동 실벗뜨락에서 만난 이용보 관장(사진)의 사무실에는 정사각형의 큰 화분이 벽에 걸려있었다. 그는 “무게를 줄인 친환경 그린월과 집안의 보수설비를 대신하는 핸디맨 서비스 아이디어가 송파시니어클럽의 효자상품이 됐다”며 말을 이었다.
“여성문화회관 건물에 위치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실벗뜨락은 구청이 운영하는 복지시설이 아닙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교육을 통해 은퇴자들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업체의 성격이 강하지요. 서울시와 송파구에서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운영비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합리적 수준의 실비를 받고 교육을 진행합니다.”
이 관장은 실벗뜨락을 지금까지의 복지기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실제 이날 취재 중에도 몇몇 시민들이 ‘이용료가 왜 이렇게 비싸냐’고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관장은 이런 의식부터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를 강조하는 시대이다 보니 무료 아니면 시중보다 아주 싼값에 서비스를 받는 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게 다 우리가 낸 세금 아닌가요. 그런 곳을 이용하려면 이미 설치돼있는 복지시설로 가시면 됩니다. 우리는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고 교육을 받아 실제 재취업에 성공하도록 돕는 기관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예산을 받아 넘겨주는 수준의 이론 교양 수업이 아닌, 철저한 실습과 체험 위주의 교육으로 재취업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인큐베이터와 같은 역할이지요.”
이 관장이 설명하는 실벗뜨락의 역할은 간단했다. 자체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교육을 통해 은퇴한 중장년층을 취업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그린월 사업이나 실버택배 시스템, 목공 기술 등을 가르치고 현업에 투입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기존 기업이나 업체들과의 연계를 통해 일자리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어차피 한정된 시장에서 이미 나와 있는 일자리를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기존 복지시설과 우리의 타깃이 다르듯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과 우리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이 다른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지요. 비용 대비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롤 모델이 되는 게 꿈이에요. 지난달은 시험운전이었고 4월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가 올해 안에 1000명을 취업시킬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