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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재앙]방사능 확산 공기 ‘희박’·바닷물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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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승인 : 2011. 03. 16. 09:22

"바람 확산 없지만 바닷물 오염 등 확인 안돼"

김종훈 기자] 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15일 2호기의 격납용기마저 손상돼 방사능 물질이 공기 등을 타고 한국쪽으로도 흘러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국민들 조차 방사능이 유출에 노출돼 있다는 충격적 소식에 국내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당국과 소방방재청, 기상청 등 관련기관은 하나같이 일본의 원전 사고가 국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자력 안전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원전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확산되는 경로는 바람과 해류 두 가지다.
이 두 가지 가능성 가운데 바람으로 인한 확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지상 3㎞ 상공의 대류권 바람은 한반도에서 일본쪽으로 향하는 편서풍"이라면서 "일본 원자력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쪽으로 확산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일본 상공에 저기압이 형성돼 태평양에서 일본쪽으로 향하는 동풍이 불고 있지만 거센 서풍 흐름에 밀려 오염 물질을 한반도 쪽으로 날려보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도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측정한 결과,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1시간가량 울릉도의 방사선 준위가 150nSv(나노시버트)/h까지 올라갔다가 오후에는 다시 평상시 값인 140nSv/h 안팎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오늘 오전 10시께 울릉도에 잠깐 비가 오면서 대기 중에 있던 자연핵종이 떨어져 방사선 준위가 잠시 올라갔던 것"이라며 "기류가 태평양쪽으로 흐르고 있어 현재로서는 일본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처럼 바람에 의한 방사능 물질 확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설명은 거듭되고 있지만 바닷물을 통한 오염 확산 가능성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KINS 관계자는 "일본 원전에서 냉각수로 바닷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바닷물이 오염될 수는 있다"면서 "일본이 냉각수를 어떻게 처리해 방류했는지를 확인해야 오염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1, 3호기의 경우 해수(바닷물)가 긴급 투입돼 냉각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국 관계자도 "일본이 냉각수로 바닷물을 사용한 뒤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사능 물질이 해류를 타고 한반도로 이동할 수 있는지를 따지기 이전 단계인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일본 방사능 물질 확산에 대한 불투명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일본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로 향하고 있으며 오늘 중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후쿠시마 원전 2호기가 폭발해 바람이 오늘 4시께 서울에 도착한다고 하니 외출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일각에서 돌았고, 일부 문자메시지는 기상청 이름으로 발송됐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후쿠시마 2호기 폭발. 바람 방향도 한국 쪽으로 바뀜, 가급적 24시간 동안 실내에 머물러 있고 창문도 닫을 것. 이르면 오늘 오후 4시에 한국에 올 수 있다고 한다"는 내용을 올렸다.

그러나 이런 게시글 등은 모두 근거 없는 유언비어에 가까운 것으로 원자력 안전당국이나 경찰은 이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방사능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의 몸에 축적될 가능성이나 비를 맞을 경우 빗물 속에 방사능 물질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김은희 교수는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겠지만 대기 중으로 널리 퍼져 농도가 옅어졌기 때문에 아직 일본산 농수산물을 먹고 2차 오염이 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바다에 방사성 물질이 떨어져 물고기가 이를 먹는다고 해도 그대로 사람에게 전달되는 게 아니라 생선 자체의 생물학적 신진대사로 방사능이 낮아지기도 한다"며 "현재로선 당장 생태계가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 원전의 연료봉이 녹아버리는 노심용해나 격납시설 파괴 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태의 심각성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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