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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달 트럼프 행정부 ‘주적’, 관료·글로벌주의자...중러, 지역 패권 용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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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2. 24. 15:16

고립 '트럼프주의', 유럽·남미 등 글로벌화 역설
WP "트럼프, 전후 국제체제 거부, 강대국, 이웃 지배 옛 생각 수용"
전 영국 해외정보국장 "강자·거래로 국제관계 결정...트럼프·푸틴·시진핑 생각 동일"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출범 한달의 주요 성과로 불법 이민자 추방·관세 부과·연방정부 개혁 등을 꼽고, 이를 위해 관료주의(bureaucracy)·글로벌주의자와 싸우고 있다고 강조한다.

20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진행된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총출동한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 가운데 정부효율부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은 민주주의(democracy)가 관료주의가 아니라고 했고, 불법 이민자 수가 조 바이든 행정부 대비 95% 감소했다고 밝힌 홈 호먼 백악관 국경 담당 차르(czar·제정 러시아 황제·최고 책임자) 등은 글로벌주의자가 주적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전달한 전기톱과 지지자들이 준 대형 사진을 들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국경 차르
힌 홈 호먼 미국 백악관 국경 담당 차르(czar·제정 러시아 황제·최고 책임자)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출범 한달 트럼프 행정부 '주적', 관료·글로벌주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만능검'처럼 사용하는 관세, 미국국제개발처(USAID) 해체 추진,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우크라이나 등 유럽 문제에 대한 개입 최소화 언급에서 나타나는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포기 등은 글로벌리즘에 대비되는 신고립주의 '미국 우선주의'다.
여론조사에서 99%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수천명의 CPAC 참석자들이 가장 열광적으로 환영한 인사가 트럼프 대통령·J.D. 밴스 부통령·일론 머스크·호먼 차르·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었고,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CPAC 기간에 가장 자주 언급됐고, 그 누구보다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인사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이었다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적'이 관료와 글로벌주의자임을 보여준다.

특히 주요 연설자들은 지난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이민 등 내부로부터의 위협, 독일대안당(AfD) 등 우파 정당에 대한 규제 등 언론의 자유 후퇴 등을 거론하면서 유럽을 비판한 밴스 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두다 밀레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왼쪽부터)·맷 슐랩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대표 부부·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옥슨힐의 게이로드 내셔널 리조트 앤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신고립주의 '트럼프주의', 유럽·남미 등 확산 글로벌화 역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한 평화유지군 파병을 거부한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 연방정부 및 노조 개혁, 포퓰리즘 정책 배제 등으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베르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 등이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CPAC 폐막 연설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화상 연설을 했으며 나이젤 파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가 연설을 통해 미국에 이어 이제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EGA)'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한 것 등은 신고립주의인 '트럼프주의'가 글로벌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현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한반도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정책에 시사점을 준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푸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7년 7월 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젤렌스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WP "트럼프, 전후 국제체제 거부, 군사 강대국, 이웃 국가 지배권 행사 옛 생각 수용"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달에 거의 한세기에 걸친 미국의 글로벌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뒤집었다"며 "그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재구성하기 위해 움직인 속도와 에너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작한 전쟁 책임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돌리고, 수십년 동안 러시아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의존해 온 유럽 동맹국들을 모욕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침략자들을 막기 위해 구축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체제를 거부하고, 러시아·중국 등 군사 강대국이 지역 영향력을 구축해 이웃 국가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오랜 생각을 수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벨기에 브뤼셀 사무소의 로사 밸푸어 소장은 "이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고전적인 지정학"이라며 "이를 푸틴과의 대화와 결부시키면 세계가 여러 강대국에 의해 분할되는 세계관의 출현 가능성을 볼 수 있고, 이는 러시아의 세계관과 매우 잘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서두르면서 러시아 크렘린궁의 힘을 견제하는 미국의 오랜 역할을 거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진 국가가 제국을 건설해 약소국에 조공을 요구하며 강압을 통해 영토를 확정하던 시대로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는 것처럼 보이고, 이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 축소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전 영국 해외정보국장 "강자·거래로 국제관계 결정 시대...트럼프·푸틴·시진핑 사고방식 동일"

알렉스 영거 전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최근 영국 BBC방송 '뉴스나이트'에 출연, "우리는 대체로 규칙과 다자간 제도에 의해 국제관계가 결정되지 않고, 강자와 거래에 의해 결정되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트럼프와 푸틴, 그리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 제품 구매와 투자를 늘리는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는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매우 좋은 통화였다"며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욱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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