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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노리는 ‘가짜 대리운전’ 주의보…납치·강도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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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02. 12. 13:28

무자격 대리기사의 덫…음주 운전자 대상 범죄 우려
갈수록 시장 커지며 범죄도 증가, 소비자 주의 필요
대리운전 기사를 사칭하는 '가짜 대리운전' 주의보가 발령됐다. 가짜 대리기사는 면허가 없거나 심지어 음주 상태인 경우도 있어 사고 발생 시 보상이 어렵다. 특히 강도 등 범죄와 연계될 위험도 커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오산에서 대리기사인 척 접근해 운전자를 납치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남성이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피해자는 심야 귀가 중 대리기사를 사칭한 이 남성에게 납치돼 폭행을 당한 후 금품을 강탈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 강남에서 대리기사로 위장해 강도 행각을 벌이다 긴급 체포된 40대 남성도 있었다. 이 남성은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대리기사 부르셨느냐"며 보조석에 탑승하고는 흉기로 위협해 돈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쳤고, 이보다 앞서 다른 곳에서도 대리운전을 부른 손님에게 금품을 갈취하는 등 추가 범행이 확인되기도 했다.

대리기사 시장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면서 대리기사를 가장한 범죄도 동시에 늘고 있다.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대리운전 기사 수는 약 16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평균 2~3개 대리운전 업체에 소속돼 평균 3개 관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특정 대리회사 한 곳과 위임 또는 도급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대리기사는 극소수다.

대리기사들은 대부분 대리운전 어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해 일거리를 받는 동시에 일반 대리운전 업체와도 계약을 맺고 일을 한다. 특히 대리운전기사는 일종의 프리랜서로 대체로 제한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회사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어떤 업체 소속 대리기사인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고객들 대부분이 음주상태일 때가 많아 상대적으로 경계심이 약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리운전 플랫폼들은 대리기사 신규 등록 시 신분증과 면허증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실시간 신원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도 불법 대리운전 행위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관련 범죄를 온전히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현재 가짜 대리기사 문제는 단순한 불법 영업을 넘어 정식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고, 신분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대리운전업이 공식적인 직업으로 인정받고,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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