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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T 퍼시픽] 승부처마다 터진 한 방… DRX ‘플래시백’ 조민혁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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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2. 10. 02:01

DRX '플래시백' 조민혁. /김휘권 기자
DRX  ‘플래시백’ 조민혁은 이번 ‘2025 VCT 퍼시픽 킥오프’ 결승전에서 팀의 첫 우승을 이끌어내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챔피언스 서울’에서 아쉽게 한 해를 마무리했던 기억을 뒤로하고,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 거둔 값진 성과다. 우승 직후 조민혁은 팀에 대한 감사와 함께 개인적으로도 많은 부담과 기대를 안고 경기에 임했다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조민혁은 이번 우승에 대해 “작년 퍼시픽과 달리 시즌 전부터 팀에 대한 기대가 무척 높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불안과 부족함도 크게 느꼈다”라며 “그럴 때마다 형들이 옆에서 조언해주고, 같이 이겨내다 보니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결승전에서 DRX는 승자조 결승을 통해 먼저 결승전에 안착했다. 기다리는 입장에서 상대를 지켜볼 시간이 더 있었다는 점이 ‘편안한’ 이점으로 작용한 반면 조민혁은 "T1이 어떤 전술적 습성을 갖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고 말했다. 특히 “로터스 맵에서 T1이 보여줄 변화나 공격 루트를 꼼꼼히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전 승자조 맞대결과 달리, 결승전에 오른 T1은 한층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고 분석했다. 조민혁은 “승자조에서 만났을 땐 T1이 절대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는데, 패배 후엔 덜 공격적으로 변했고 이번 결승에서 이를 역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고 했다.

1세트 ‘어비스’부터 DRX는 13대 3이라는 압도적 스코어로 스타트를 끊었다. 기존에 T1이 자주 선택하지 않던 맵이기도 했고, DRX 역시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임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2세트 ‘로터스’에서는 상황이 뒤집혀 6대 13으로 패배했다. 이에 조민혁은 “준비해둔 전략을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스스로 움츠려들면서 실수가 쏟아졌다”고 아쉬워했다.

분위기 전환은 3세트 ‘프랙처’에서 이뤄졌다. DRX가 13대 9로 세트를 가져왔는데, 조민혁의 개인 기량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당시 공격과 수비 피스톨 라운드를 모두 따낸 DRX는 T1의 핵심 공격수인 ‘메테오’를 집중 견제하면서 공세를 막아냈다.

그 과정에서 조민혁은 바이스 요원으로 4킬을 올리는 동시에 승부의 분수령이 된 21라운드에는 상대를 제압하고 상대 총기를 주워 3킬을 기록, 절약왕을 띄우는 등 팀에 결정적인 기여 했다. 그는 “조합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팀원들이 나를 많이 챙겨줘서 바이스 요원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4세트 ‘바인드’에서 T1이 극적으로 승리를 챙겨가자, DRX 분위기는 잠시 흔들렸다. 12대 8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연이은 실수가 겹치며 연장까지 가게 됐고, 흐름을 놓친 DRX는 결국 역전패 당한 것. 조민혁은 “우리 모두 멘탈이 흔들렸고, 게임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결국 5세트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마지막 5세트 ‘스플릿’에서 DRX는 12대 11의 진땀 나는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결정적인 순간 A 사이트에서 T1의 공세를 막아낸 주역도 조민혁이었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두 명을 먼저 잡아내면서 사실상 수적 우위가 확정됐고, 승리를 직감해 심장이 터질 듯했다”고 회상했다.

이로써 DRX는 정규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VCT 퍼시픽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2025 발로란트 이스포츠 무대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마스터스 방콕 1시드 진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민혁은 “개인적으로 센티널즈가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작년에 열린 챔피언스 서울에서의 패배로 '리벤지' 매치가 기대되는 한편  요루 같은 변칙적인 조합을 잘 활용하는 팀이어서 흥미로운 경기가 펼쳐질 것 같은 이유에서다. 

팀이 리빌딩을 거치면서 IGL(인게임리더) ‘마코’ 김명관과 두 명밖에 남지 않았을 때의 당시도 회상했다. 그는 "명관이 형이 늘 도움되는 말을 해준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조민혁은 “늘 하는 말이라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한 분 한 분의 응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면서 "매 순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휘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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