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영국)/아시아투데이 김종원·이정필 기자 = 영국에서 만난 영국인 대부분은 더 많은 복지혜택을 원하고 있는 반면 영국에 사는 한국인 대다수는 수준 높은 복지에 만족하고 있었다.
19일(현지시간) 교포들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한인은 현재 4만 5000여 명으로 이 중 4만여 명이 런던에 살고있다. 특히 런던의 윔블던 지역에만 1만 5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윔블던 일대는 중산층 이상의 고소득층이 밀집된 지역으로 한국의 강남 3구처럼 영국에서 세금이 제일 많이 걷히는 곳이다.
기차를 타고 레인지 파크 역에 내리니 삼삼오오 모여 있는 한인들과 줄지은 한식당이 반가웠다.
윔블던 한인교회에 온 교포들에게 영국의 복지를 물었다.
교회 하두형 담임목사는 “영국의 복지수준은 발달해도 너무 발달했다”며 “교육과 의료, 생활비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다 보니 당연시되고 성취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쟁이 없는 구조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창업을 할 경우 밀집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영국은 그런 게 없다. 공존하는 상권을 형성하지만 이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세금을 퍼주는 제도를 만들긴 쉬워도 없애긴 어렵다. 정치생명 때문에 감당 못할 이상적인 정책을 편다면 사회주의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하 목사의 말이 끝나자 한 40대 남성이 함께 온 10대 자녀의 교정기 낀 이를 보여주며 “영국에선 17세 미만 애들에게 치아교정을 무료로 해준다”며 “비용이 2000만원은 들 텐데 세상 어느 나라에서 이걸 무료로 해주겠나. 영국이니까 가능한 얘기”라고 받아쳤다.
가정주부 조문경씨(47)는 “영국의 복지는 한마디로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책임지는 제도”라며 “영국에는 연금과 각종 생활수당, 혜택 지원이 촘촘하게 짜여 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가 위로는 노부모를 모시고 밑으로는 다 큰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린다면, 영국은 노부부, 중장년층, 청년층에 각각 보조금이 지급돼 각자가 알아서 생활하게끔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의료제도에 있어서도 영국은 몸이 아픈 국민을 버려두지 않고 책임진다”며 “다만 병원진료 대기시간이 길어 작은 병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은 개선돼야할 부분이다. 교포 사회에서는 정말로 많이 아프면 돈을 내더라도 한국에 가 치료하고 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