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100세] 영국, 고령화사회 대표 질환 치매로 골머리…치매 검진율 2015년까지 80%까지 개선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② 영국은 지금 치매와의 전쟁 중
치매환자 둘이 19일 런던시내 한 요양시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영국 기획취재팀
윔블던(영국)/아시아투데이 김종원·이정필 기자 =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친구, 공동체까지 절망에 빠뜨리는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다.”
노인들의 천국인 영국이 대표적인 고령화사회 질환인 치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도 지난해 3월 치매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치매와의 전쟁’(Prime Minister's Challenge on dementia)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치매환자는 8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안에 100만명, 2050년이 되면 170만명으로 급속히 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친구인 ‘치매환자 돌보미’만 67만명에 이른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40조원에 달하고 있다. 5년 뒤에는 해마다 50억 파운드가 추가로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천국인 영국 사회가 전 국민 무상 의료와 연금, 사회복지 3대 핵심 개혁에 더해 치매가 국가적 큰 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탄탄한 사회보장과 복지시스템을 구축했던 영국은 치매에 있어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2009년부터 국가치매전략(A National Dementia Strategy) 어젠다를 세워 발빠르게 대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치매정책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조기 검진율을 2015년까지 지금의 42%에서 80%까지 확 끌어 올리기로 했다. 치매 치료와 요양, 연구, 친화 공동체를 조성하는 3대 액셜 플랜도 가동하고 있다. 올해부터 모든 병원에서 내원하는 노인들을 위한 무료 치매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매 연구비도 지금의 2배 수준인 연간 6630만 파운드로 대폭 증액했다.
치매 연구를 위한 바이오 뱅크와 뇌은행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치매 환자들이 가족·친구들과 함께 존엄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국에 걸쳐 치매 친화적 공동체 40곳을 만들기로 했다. 치매 친구 100만명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에도 착수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중산층이 모여 사는 런던 인근 머튼 보로의 지역 사회를 이끌고 있는 리챠드 레인 성공회 주교(52)는 “미국이나 호주는 치매 원인을 연구하는 정책을 펴는 반면에 영국 정부는 치매를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보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돌봄·치료센터를 만들어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시내 한 요양시설 의자에 치매노인이 앉아 있다.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해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