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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전력·인력·부품 부족, 코로나19 확산 등 대만 반도체기업 8중고

물·전력·인력·부품 부족, 코로나19 확산 등 대만 반도체기업 8중고

기사승인 2021. 05.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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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국 대만 8중고"
56년만 가뭄으로 물부족, 코로나19 확산 재택근무로 전력 부족
미·유럽기업과 채용경쟁, 인력부족...콘테이너 가격 급등
Taiwan Drought
56년 만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대만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난터우(南投)현 르웨탄(日月潭) 호수로 23일 찍은 것./사진=난터우현 제공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대만적체전로제조) 등 대만 기업들이 물·전력·인력·부품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부족, 그리고 콘테이너 가격 급등 등 8중고를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56년 만의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의 조업을 위협하고, 전력부족으로 대규모 정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최대 공급원인 대만의 정체는 세계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먼저 대만이 골머리를 앓는 것이 더욱 심각해진 물 부족 사태이다. 대만 중앙가뭄재해대책센터는 지난 19일 앞으로도 가뭄이 계속되면 6월 1일부터 대만 북부의 신주(新竹)시 주변에서 취수 제한을 현행 15%에서 17%로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주시는 TSMC의 본사와 주력 공장, 미디어텍(聯發科技) 등의 거점이 있는 곳으로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집적지이다. 반도체 생산에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지구는 취수 제한을 17%로 하고 있지만 시내 그외 지역에서는 1주일에 2일간의 단수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항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TSMC의 또 다른 주력 공장이 있는 중부 타이중(臺中)시도 비슷한 조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대량의 물이 필요하다. 대만 내 TSMC 공장에서는 하루 20만t의 물을 사용한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강우량이 극단적으로 적어 타이중시에서 가장 큰 댐의 저수율은 1%에 불과하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500명 나오고 있는 것도 반도체 기업 악재이다. 그런데 연일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재택근무나 자가 격리로 가정의 전력 소비가 급증해 13~17일 전국적으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는 등 원래 불안했던 전력 부족 문제가 최근 두드려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반도체 제조는 모두 공기 청정도가 높은 ‘크린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전 세계 60%가 넘는 공급을 담당하는 대만의 반도체 출하가 중단돼 세계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만에서는 지난 1년 동안에도 신공장 건설이나 증설이 잇따라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25일 현재 예비전력은 8.06%로 10% 이하를 표시하는 ‘황색 신호’가 연일 점등하고 있다. 물 부족으로 수력발전이 제한돼 전력의 약 80%를 화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에서 전력사업을 거의 독점하는 대만전력의 주력 화력발전소 4기가 정기 점검 중이라 다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정부는 2025년까지 원자력발전소(실제 가동 4기)를 완전히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해 대만의 전력부족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 세계 기업이 반도체를 증산하면서 대만 반도체 기업도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TSMC는 올해 사상 최대인 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유럽·미국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자 채용 경쟁에 뛰어들면서 고전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이 올해 대만에서 수백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만은 반도체와 서버 등 수출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에 컨테이너 부족과 운송가격 급등도 심각한 문제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1개 컨테이너 내에 화주 여러 명의 화물을 적재하는 LCL의 유럽·미주행 가격이 1만달러를 돌파해 전년 대비 4~8배 상승했고, 납기 지연도 눈에 띈다.

또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백신 확보가 70만회에 불과한 것도 대만 기업에 악재이다.

이와 함께 닛케이는 대만 기업들이 반도체 등 부품 부족으로 PC·스마트폰을 제조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공장이 일시 폐쇄되고, 인도 공장이 감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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