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④ 영국 최대 시니어 커뮤니티 AGE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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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시내 전경 /사진= 영국 기획취재팀 |
런던(영국)/아시아투데이 김종원·이정필 기자 = 한국에 대한노인회, 미국에 은퇴자협회가 있다면 영국에는 '에이지 UK(AGE UK)가 있다.
영국 최대 시니어 커뮤니티 AGE UK는 60세 이상의 고령층을 위해 일하는 민영기관이다.
캠페인을 벌이거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목소리를 내 정부가 고령자들이 일을 하도록 만드는 노인들의 확성기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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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UK 프런트 |
AGE UK는 런던 본부를 중심으로 영국 전지역에 170개 지점이 분포돼 있다.
런던에만 소속된 인원이 600여 명에 이르고 전국 자원봉사자를 합치면 5000여 명에 이른다.
AGE UK를 찾는 사람은 통계치가 없지만 최소 30만 명에서 수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AGE UK에서 하는 것은 정부가 직접 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자선적인 성격의 일이다.
노인들이 원하는 바를 취합해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고, 고령자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알짜 정보를 모아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AGE UK는 고령자가 일을 오랫동안 하게끔 만들어야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정부에서 돈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는 일념으로 은퇴와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영국 정부에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현재 영국 사회에서 정년은 폐지됐고 연금 수령 시기는 단계적으로 늦춰지고 있다.
또 AGE UK가 다루는 정보의 분야는 노후생활과 건강, 재테크와 취미 등 노인층을 위한 것이라면 제한이 없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모인 정보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 온오프라인에서 AGE UK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회원제로 운영되지 않는 AGE UK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노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커뮤니티를 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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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UK 런던 본부 사무실 |
AGE UK에서는 기관의 운영을 돕는 많은 사람이 자선 기부금을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지만 이는 모두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에 의한 것이며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받지 않는다.
AGE UK가 기부금을 모으는 사업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각종 분야의 보험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일이다.
AGE UK가 다루는 보험 서비스의 종류는 자동차보험, 여행보험, 건강보험 등 기존 시장에서는 고령에 들기가 쉽지 않거나 들더라도 보험료가 비싼 상품이 주를 이룬다.
해당 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회사와 연계해 고령자가 나이의 제한을 받지 않고 원하는 보험에 들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회사는 가만히 앉아서 거대 고령층 인구 시장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장점이, 노인층은 기존에 들 수 없었던 보험을 들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AGE UK의 설명이다.
AGE UK는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한 보험 상품 중 노인에게 적절한 약관을 만들도록 회사에 제안하고 가입자 수에 따라 회사로부터 기부금조의 이익금을 받는다.
회사 선정은 입찰 방식으로 한다. 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한 회사가 선정된다. 계약 기간 만료 후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토록 하는 시장원리 도입으로 경쟁 구도를 갖추고 있다.
계속해서 불어나는 노인 인구와 수요에 맞춰 AGE UK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회사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후문이다.
여기에서 AGE UK는 고령자들에게 마케팅을 하고, 회사는 판매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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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UK가 운영하는 중고물품 가게 |
마찬가지로 AGE UK가 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사업은 전기회사나 가스회사와 업무협력을 맺어 해당 전기나 가스를 시민들에게 권유하고 회사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일이다.
시민들로부터 종류를 불문한 각종 물품을 기부 받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전국 500여 개 중고물품 가게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기부 품목은 TV 등 가전제품과 가구, 의류와 신발, 피아노 등 악기나 액세서리 소품 등 다양하다.
주로 배우자와 사별하고 혼자 살던 노인이 눈을 감으면 생전에 사용하던 물품을 AGE UK가 기부 받는 경우가 많다.
아직 멀쩡한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쓰면서 환경도 보호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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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UK 런던 본부 건물 안 벽면 |
AGE UK는 노인을 위해 핸디밴 서비스와 알람 서비스, 디지털 교육과 피트니스 클럽, 미니버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핸디밴은 밴을 타고 노인이 사는 집에 가서 각종 수리와 개보수를 해주며 생활의 편의를 돕는 서비스다.
알람 서비스는 전자테그 시스템을 이용해 노인이 집이나 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버튼을 누르면 가까운 이웃이 달려가 응급실로 이송하고 위기를 넘기도록 하는 전산망 서비스다.
미니버스는 지역 노인들이 모여 함께 어울리며 이동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버스와 체육시설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정보화 교육은 노인들이 컴퓨터와 스마트 폰 등 최신의 I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서비스다.
AGE UK는 영국 노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직 인터넷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한 것으로 추산하고, 디저털 사회에 노인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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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 UK 입구 |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해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