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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더 늦기 전에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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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율 기자

승인 : 2013. 01. 24. 06:06

* 성기용 서울미디어랩 대표
성기용 서울미디어랩 대표가 창업에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홍성율 기자 = “30대는 빠르고, 60대는 너무 느립니다. 인생의 절반을 맞은 지금이 원하는 일을 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성기용 서울미디어랩 대표(51)는 지난 2010년 10월 당시 재직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음 해 6월 영상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했다. 49세 때였다.

무역·유통·영업관리·보험·설비·건설 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며 24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지만 무기력감만 느껴 자기 일을 주도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배낭 하나만 메고 오지에 가도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도전 정신이 있었다.

예상대로 주변의 만류는 거셌다. 창업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재직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정년보다 오래 다닐 수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노모와 아내, 자식은 물론 회사 사장까지 나서 그의 창업을 말렸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그의 열망을 꺾을 순 없었다. 성 대표는 회사를 관둔 후 10개월 간 친구들도 한 번 만나지 않고 창업 준비에만 몰두하며 행동으로 가족을 설득시켰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

불경기 등 주변 환경의 요인에 얽매여 안주하기보다는 창업이라는 도전을 통해 종속적인 삶을 벗어나고 싶었다.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는 30~40년 전부터 회자하던 말이에요. 창업해서 잘 안 되는 사례가 훨씬 더 많긴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운 도전에 설렜어요.”

그의 라이프 스타일은 20대 못지않게 젊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잘 활용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 때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태블릿PC로 준비해 왔을 정도다. 

그는 직장을 다닐 때 취미삼아 교회 행사를 영상으로 제작한 경험을 살려 창업을 준비하면서 서울 마포구청의 인터넷방송 기자로 활동했다. 마포구 소식을 사용자제작콘텐츠(UCC)로 제작하는 일로,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영상 제작과 방송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서울하이페스티벌 등 지방자치단체 행사를 촬영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려주는 일도 시작했다. 그러나 시청자가 거의 없어 생계를 이어갈 창업 아이템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수익이라곤 지자체가 지급하는 소액 인건비가 전부였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와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점이 창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당시 각종 창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었다. 

그러던 중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취창업 정보를 제공하는 ‘시니어넷’(당시 시니어창업넷) 사이트를 알게 됐다. 

이 사이트에서 창업 운영자금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정부 지원사업을 접하고 적극 참여했다. 이때 자신을 가르치던 강사 2명과 인연이 닿아 창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의 추진력과 영업 능력에 기술 및 빠른 정보 습득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해야 성공적인 창업 가능 

평소 관심 분야이던 영상 콘텐츠 제작 일을 하기 위해 2011년 11월 법인회사 서울미디어랩을 설립한 뒤 인터넷방송 사업을 시작했다. 

운영자금 없이 견딜 수 있는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했다. 중기청 산하 창업진흥원의 예비 창업자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해 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원금 7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자기자본금 3000만원을 더해 1억원의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매일 시니어 창업 관련 조찬 모임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짐없이 참여해 정보를 습득한 결과였다. 많은 사람과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돈 되는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현재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참여·소통·개방·공유’라는 단어가 적혀있다.

“창업하려는 많은 시니어들이 온라인은 어렵다며 오프라인 모임에만 참여해요. 그 모임에서 과거 얘기만 하면서 술만 마시는 경우도 허다하죠. 어깨에 힘을 빼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해야 성공적인 창업을 이뤄낼 수 있어요.”

서울미디어랩은 지난해 매출 3억원을 기록했다. 영상장비 구축과 기술 개발 등으로 투자가 많아 아직은 적자지만 당장보다는 5~10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영상 제작뿐 아니라 교육 기획, 한지 공예 등 3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 창업과 청년 취업 교육 아이템을 기획해 정부나 사설기관이 발주한 사업에 참여하고, 포장지나 벽지, 침구, 양말 등을 한지로 제작해 판매·유통하고 있다. 전담 디자이너도 고용했다.

성 대표는 한지 제품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향후 미국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시제품을 만들고 알리는 단계지만 중국과 일본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벤처기업·국제표준화(ISO) 인증도 받았다. 이제는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 평가받는 이노비즈 기업으로 인증받는 게 그의 1차 목표다.

그는 창업을 통해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인생에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며 시니어들에게 창업을 적극 권장했다.

“취업이 안 되는 시국에 취업에만 목매는 건 한계가 있어요. 먼저 1인 창조기업으로 시작해 추후 협업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굉장히 똑똑하니 자신 있게 직접 고용 창출을 하는 인생에 도전하세요.”

홍성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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