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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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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1997 년 금융위기 이후 DJ정부, 노무현 정부, MB정부 모두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늘리기 정책들을 펼쳤지만 고용 없는 성장만 했다.
정부가 고용문제를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것에만 국한하고 조기 퇴직 혹은 정년퇴직으로 생업전선에 몰린 50~60대 시니어들을 외면해 이들의 취업과 창업이 사회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사회안전망이 부실해 시니어계층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100세 시대를 맞이해 근로가 단순한 생계의 차원을 넘어 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일과 삶의 균형'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니어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차원의 노력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먼저 정부는 청년실업뿐만 아니라 장년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원 등을 주관기관으로 해 취업과 창업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해 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형식적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조언을 해 줘야 한다. 사회봉사나 여가 선용 수준의 일거리를 제안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어 소일거리로 일을 찾는 시니어도 있겠지만, 정말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도 다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기업도 '재취업상담'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퇴직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 정년을 일정 기간 연장할 수는 있겠지만 종신고용은 불가능하므로 기업의 발전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보상과 사회적 책임이행 차원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퇴직자가 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으로 재취업이나 창업을 하지 못한다면 남아 있는 재직자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는 보상이나 사회적 책임차원을 넘어 기업의 조직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마지막으로 개인도 환골탈태의 자세로 재취업이나 창업이슈를 풀어야 한다. 과거의 지위나 체면은 잊고 자신의 현황을 냉철하게 평가해 실질적인 일을 찾아야 한다. 특정 전문자격증을 가진 경우를 제외하면 공무원, 공기업, 사기업을 막론하고 아주 특별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퇴직자는 거의 없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기는 불가능하고, 한다고 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무리하게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혹은 화려하게 보이는 일을 찾다 보면 낭패를 보기 쉬우니 욕심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계층의 취업·창업은 단순히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는 더욱 불가능하다. 정부, 기업, 개인 3자가 합심해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만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선진국 어느 국가도 시니어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인생은 끝이 좋아야 모두 좋다’는 말이 있다. 지난 세월 동안 국가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졌고, 이제 시니어계층으로 진입하고 있는 베이버부머 세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아름다운 인생 후반기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