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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NA를 지닌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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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진 기자

승인 : 2010. 06. 11. 09:23

조한진 기자] 4년 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월드컵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긴장감 속에 피가 마른다. 이들을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그라운드와 벤치에서 함께 월드컵을 치르는 가족이 있다면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한국의 B조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 아르헨티나에는 장인 감독에 사위 골잡이가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세르히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 주인공.

아게로는 지난해 2월 지안니나 마라도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마라도나 패밀리’가 됐다. 하지만 남아공월드컵에서 마라도나 감독이 아게로를 선발카드로 중용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 디에고 밀리토(인테르 밀란),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득점 능력을 갖추고 있는 아게로는 후반 조커로서 장인 마라도나 감독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도 아게로는 확실한 ‘한 방’을 선보였다. 후반 테베스와 임무를 교대하자마자 미드필드에서 볼을 몰고 페널티지역까지 들어가 최종수비 1명을 제치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2007년 캐나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아게로는 올 시즌 유럽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도 31경기 출전, 12골을 뽑아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009~2010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큰 힘을 더하기도 했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 감독도 사위를 대동하고 남아공 땅을 밟았다. 마르크 판 보멀(바이에른 뮌헨)이 판 마르베이크 감독의 딸과 결혼하면서 둘은 가족의 끈으로 묶였다.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를 맡고 있는 판 보멀은 한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었지만 장인이 지휘봉을 잡자 다시 ‘오렌지군단’의 일원으로 돌아왔다.

아게로와 판 보멀보다 관계가 더 가까운 감독과 선수도 있다.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바이스 감독과 오른쪽 날개 블라디미르 바이스(볼턴)는 부자지간이다. 아버지와 성명이 똑같은 바이스는 스피드와 드리블이 좋아 월드컵 본선에서도 바이스 감독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 ‘차차 부자’ 차범근(전 수원) 감독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경기장에서 함께 호흡한다. 아버지는 중계부스에서, 아들은 그라운드에서 월드컵을 맞는 것.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차두리가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바람에 부자가 나란히 중계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차 감독이 해설을 하고 차두리가 선수로 뛰었던 2002년 한일월드컵의 상황이 남아공에서 재현되는 셈이다.
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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