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후 SNS·야구·골프 멀리하고
신세계그룹 새판짜기… 경영에만 몰두
건설·G마켓·SSG닷컴 대표 '새 얼굴'
"성과주의 인사" 첫 희망퇴직도 단행
이마트, 1800억 적자 1년만 반등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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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지난 1년간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결단으로 조직 쇄신 인사를 주도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에 앞서 2023년 11월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바꾸면서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그룹 사업 방향성을 통일시켜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 개편 후 첫 전략회의에서부터 "조직·시스템·업무방식 다 바꾸라"며 과거 일해온 방식을 질책했다.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기업에 변화는 필수 생존 전략"이라면서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계속해서 주문했다. 사실상 경영전략실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던지는 강한 메시지였다.
정 회장 체제의 변화는 인사부터 드러났다. 회장 취임 1개월 만에 '경질인사'를 단행한 것. 2023년 18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로 이마트의 창사 첫 적자 원인을 제공한 신세계건설의 대표를 경질시켰다. 신세계그룹이 임원인사 보도자료를 내면서 경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신세계그룹이 엄중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쇄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다.
조직 개편과 함께 '수시인사' 카드도 꺼냈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던 G마켓과 SSG닷컴의 대표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회장 취임 4개월 만인 지난해 6월 G마켓은 경쟁사인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출신인 정형권 대표를 영입했고, SSG닷컴은 이인영 대표 단독 대표 체제 9개월 만에 신임 대표로 최훈학 전무를 선임했다. 두 회사 모두 계속된 영업손실로 지난 3년간 쌓인 적자 규모만 4519억원에 달한다. 인사에 '신상필벌' 원칙을 둔 정 회장이 취임 시기와 상관없이 성과에 따라 수시로 대표를 교체할 수 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조직에 잔존한 온정주의를 타파하고 긴장도를 높여 최고의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존 임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신속한 결단도 성과주의 인사의 큰 축"이라면서 "정용진 회장은 회장에 오른 이후 부정부실이 확인된 임원들에 대해 최측근이라도 관용 없이 즉각 해임했다"고 전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G마켓과 SSG닷컴도 대표이사 교체에 이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지난 1년간 강도 높은 인적 쇄신으로 이마트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47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퇴직충당부채 등을 제외하면 연간 영업이익 2603억원으로 지난 3년 내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대 위기 상황에서 정용진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만큼 당시 총수로서의 능력을 입증할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많았다"면서 "현재로서는 반등에 성공하며 합격점을 받았지만 올해부터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