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향 파악, 예상 질문에 답변 암기
아베-트럼프, 정상회담 14회, 전화 36회, 골프 5회
트럼프 '리틀 총리' 호칭 아베 통역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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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당시 총리가 2016년 11월 미국 대선 직후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을 전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만나기 전에 정책별 방대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암기하고, 일본의 대미 투자 상황을 설명하는 도표를 준비했으며 트럼프의 성격과 행동 원리까지 파악했던 것처럼 이시바 총리도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의외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케미스트리(궁합)가 맞을지도 모른다"며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잘 노력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이시바 총리의 언급이 아베 당시 총리의 대응 방침에 따라 성격 분석 등을 토대로 외무성 고위관리들과 회의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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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관리들이 작성한 자료를 읽는 것을 싫어하고, 사전 조율을 무시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발언을 하는 '트럼프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경제·외교·국방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예상 질문과 답변을 만들어 암기했는데, 이 내용 업데이트는 전용기 속에서도 지속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준비한 자료를 그대로 읽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미를 고려해 선물로 금색 골프채를 준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갖게 돼 '신조' '도널드'라고 이름을 부르는 사이가 됐고, 2017년 2월 첫 공식 정상회담에서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저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해 함께 골프까지 쳤다.
두 정상은 재임 기간이 겹치는 3년 8개월 동안 아베 총리의 방미 7회·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3회 등을 통해 대면 정상회담 14회(총 20시간 10분)·전화 협의 36회·골프 5회 등으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때마다 일본의 대미 투자액과 현지 고용이 지난 회담에 비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지도와 표로 보여주면서 일본의 미국에 대한 기여를 설명해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를 회피하려고 노력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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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미국 투자액이 세계 1위"라면서 "이 표를 보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또 아베-트럼프 회담 때 통역을 맡았던 다카오 스나오(高尾直) 외무성 일·미지위협정실장이 통역을 하게 해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오 실장을 '리틀 총리'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