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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은 9일 오후 3시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곧장 탄핵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이후 국민의당 탄핵추진단장인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발의한 탄핵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했다. 당색인 녹색 넥타이를 맨 김 수석부대표는 17분간 연단에 서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반사항과 주요 법률 위배 사항 등을 또박또박 읊었다.
제안 설명이 끝난 후 새누리당에선 김현아·정유섭·정태옥·조훈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주민·오영훈·전재수 의원이, 국민의당에선 채이배 의원 등 8명이 감표의원으로 발표됐다. 오후 3시24분 본격적인 투표가 이뤄졌다.
새누리당은 계파별로 분위기가 확연하게 갈렸다. 비박계는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친박계는 투표에 다소 머뭇거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대선 불출마와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해온 김무성 전 대표는 곧장 의석에서 일어나 투표에 나섰고, 유승민 의원도 비교적 빨리 투표를 끝냈다.
반면 친박계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과 홍문종 의원 등은 한참동안 의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경환 의원은 유일하게 투표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탄핵안 총 투표는 국회의원 300명이 아닌 299명으로 진행됐다. 최 의원은 오전 의원총회에서 배포자료를 통해 “오늘 우리는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이 이제 시작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을 감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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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점퍼를 입고 방청석에서 탄핵 장면을 지켜본 세월호 유족들은 “촛불국민 만세”라며 “새누리당 공범이다. 이정현은 장지져라”고 외쳤다. 일부 유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정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며 “오늘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면서 “이제 탄핵안은 우리 손을 떠났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회도 국정의 한 축으로서 나라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