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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에 최씨가 연루돼 있다는 언론 보도가 지난달 20일 처음 나온 뒤로는 한 달여 만이고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이 보도된 지는 단 하루 만에 사과를 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이번 최순실씨 사태가 향후 국정과 정국에 미칠 파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최순실씨 사태에 대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 내각의 책임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 박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국정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기 수습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박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청와대 연설문 사전 유출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지 하루 만인 이날 발빠르게 대국민 사과를 전격적으로 함에 따라 앞으로 여론의 추이가 ‘최순실 사태 파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 담화 당시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기초연금 공약후퇴 사과 등 국가 정책이나 국정 운영상의 문제로 수차례 사과를 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정권이나 개인 차원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는 처음이다.
최순실씨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며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으며 대국민 사과만이 해법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직접 사과 후에 “미르·K스포츠 재단을 포함해 이번 문건 사전 유출도 다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은 수사를 통해 밝혀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박 대통령이 직접 최순실씨와 관련된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기 때문에 수사 상황을 지켜 보면서 엄정 처리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어떤 회의를 거치기 보다는 박 대통령이 국민께 직접 사과하는 것이 도리이기 때문에 먼저 회견을 꺼냈고 국민들이 굉장히 놀라고 마음 아프게 생각해서 직접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깊이 사과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총사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의 공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어느 정도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24일 전격적으로 꺼내 든 임기 내 헌법 개정 완수 ‘카드’도 최순실씨 의혹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는 자칫 동력을 상실할 수 있으며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