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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측근이나 자신의 주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여당의 일각과 야당은 박 대통령의 이날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최순실씨 의혹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과 청와대 간의 거센 공방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1분40초 동안 476글자 분량의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다.
박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사과에서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박 대통령은 연설문과 발언자료 사전 유출 경위와 관련해 “아시다시피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면서 “최순실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지만 청와대의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경과 관련해 “(청와대 연설문 유출에 대해) 국민들이 많이 놀라셨을 것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먼저 ‘국민들께 말씀 드려야 하지 않냐’면서 박 대통령이 먼저 대국민 사과를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그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회견 시기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는 일찍 결정됐다”면서 “오늘 (한·덴마크 정상회담) 일정들이 있어서 오후에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떤 부분이 법 위반이 있는지 가려져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점은 다 밝혀질 것”이라면서 “오늘은 대통령이 국민들이 굉장히 놀라고 마음 아프게 생각해서 직접 언론에 말씀 드리는 형식을 빌려 국민들에게 진솔하면서도 깊이 사과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