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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권을 비롯해 학계와 사회 전반에 걸쳐 그동안 끊임없이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국민적 개헌 논의와 요구가 줄기차게 제기돼 왔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개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즉각 “환영” 입장을 표명하면서 당장 국회 “개헌 특위 구성 착수”를 제안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각종 의혹을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 개헌 추진”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의 임기 내 개헌 완수 선언으로 사실상 정치권은 ‘개헌 정국’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와 향후 정국, 국정 운영에도 메가톤급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국회 시정연설에서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의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전격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향후 개헌 추진과 관련해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임기 내’ 시기까지 못 박았다. 개헌을 실무적으로 준비할 ‘정부 내 조직 설치’까지 분명히 해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부의 개헌 추진 뿐만 아니라 국회에 대해서도 “국회도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2017년 체제로의 헌법 개정’ 배경과 관련해 이날 대통령 5년 단임제 폐해에 대해 강력히 지적함에 따라 앞으로 헌법 개정 방향이 정부 형태와 권력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 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면서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가진 춘추관 브리핑에서 야당이 일제히 공격하고 나선 미르·K스포츠 재단과 최순실씨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을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 개헌 추진’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수석은 “야당에서는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다’, ‘국면 전환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가적 큰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그런 현안에 묻힐 수도 없는 일이고 현안이 있다고 해서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일을 미룰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김 수석은 “개헌을 제안한다고 검찰 수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은 개헌 논의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고 개헌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자는 것이다. 이를 현안과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고 강하게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