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재무부와 FRB가 투입한 공적자금은 5570억달러다. 이달 초 재무부는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 최대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했다.
FRB는 올 들어 경매방식을 통해 은행에 1830억달러를 대출했으며 투자은행에도 600억달러를 대출했다. FRB는 또 미국내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했으며 올해 3월 JP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때 29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바 있다.
따라서 재무부가 2000억달러, FRB가 357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이미 쏟아 부었거나 제공을 약속해둔 상태다. FRB의 경우 올해 가용할 수 있는 총 재원이 9780억달러다. 이미 3570억달러를 집행해 앞으로 6210억달러를 더 쓸 수 있다.
문제는 이 자금은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것. FRB가 금융회사의 구제를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담보물로 채권이나 우선주 등을 확보한다. 이런 담보를 확보하기 어려우면 공적자금 투입이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시장혼란을 수습하는데 한계가 있다.
AIG를 살리기 위해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할 때 FRB가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지만 실제로는 제3의 기관을 내세워 이곳에 특별대출을 해주고 AIG 우선주를 확보하는 간접 지원방식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FRB는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모럴해저드를 계속 조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 가용재원을 모두 사용하면 최종대부자 역할을 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위상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때문에 정부가 마련한 구제금융 법안에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10조6150억달러에서 11조3150억달러로 늘리는 내용도 담았지만 의회가 이를 불허했다. 따라서 현재 설정된 부채한도에서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 재원을 조달해야 한다.
그래서 일각에선 구제금융 방식이 아니라 시장기능에 맡겨 파산할 기업은 파산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단기 고통이 따르더라도 근원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이란 주장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