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토론회’에서 “구글은 국내에 서버가 없어 실효적인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우리(네이버)는 구글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서로 다른 사업 환경에서 경쟁하는 ‘역차별’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는 구글이 우리 정부에 요청한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민·관 전문가들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12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윤 부사장은 “구글에서 풀싸롱, 음란물을 검색하면 온갖 사진과 동영상이 쏟아져 나온다”며 “서버가 국내에 없어서 실효법의 지배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관 전문가들 역시 “우리 정부에 세금조차 내지 않는 구글이 정밀한 지도를 국외로 반출하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구글의 지도반출이 이제 막 태동한 국내 디지털지도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윤 부사장은 “구글이 2012년 만든 보고서를 보면 지도 관련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30조원에 달하고 매년 30%씩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에 모든 것은 구글로 통하고 있다. 다른 로컬 IT 기업들은 더더욱 먹고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범준 구글지도 프로덕트 매니저는 “국내서버를 둔다 안둔다 문제를 떠나서 지도 반출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클라우드 플랫폼 때문에 국내에 서버를 둘 수 없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세금 문제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오히려 구글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매니저는 “지도 반출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도 제대로 된 지도 서비스를 못하고 있는데 시작점이 다른 것 아니냐”며 “어떻게 보면 국내 분들이 너무 약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권 매니저는 해명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표현을 써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