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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슨 교수는 국가건강서비스(NHS) 제도 개혁, 재정건전성 문제 등과 관련해 정확한 수치와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객관적 시각의 문제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영국 사회정책협회(SPA) 의장을 맡고 있다.
-영국정부의 NHS 개혁 움직임이 보수-자민당 연립정부의 지난 총선 공약과는 다르게 최종적으로 ‘민영화(privatisation)’를 향해 돌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금까지 어떤 영국정부도 ‘NHS 민영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보수·진보 정권 할 것 없이 모두 과거 25~30년간 일정부분 ‘시장원칙(market principles)’을 가미한 형태의 NHS 제도를 도입하려 노력해 온 점은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구매자-공급자 관계 도입’을 들 수 있는데, 일반의(가정의) 혹은 건강위원회로 하여금 증가하는 개인공급자들로부터 임상서비스를 공공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건강위원회의 경우 제 위치를 찾고 있지만 새로운 의료 서비스에 개인공급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한 계획은 철회됐다.”
-이번 복지제도 개혁 움직임 가운데 정부 관계자들이 실업수당을 받는 계층을 ‘우려먹는 사람들(scroungers)’로 묘사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정부는 언제나 ‘국가적 선전’을 활용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해왔다. 보수-자민당 연립정부로서는 긴축정책을 추진하는 맥락에서 1997~2010년 실업자들에 관대한 복지정책을 추구해 온 노동당 정책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는 노동당 정권 스스로가 집권기간 방만한 복지혜택을 축소하고 심지어 정권 말 편부모들과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혜택 제공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 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실제 두 세대에 걸쳐 실업수당을 받은 가정은 전체 1820만 가구 중 4만 가구에 불과했다. 영국 전체 가정의 0.2% 수준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정부가 실업수당을 제공받는 국민들을 ‘게으른 사람’으로 묘사한 것은 복지개혁 또는 복지혜택 축소 정책의 조속한 달성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연금, 교육 및 복지제도 개혁을 국가경쟁력 회복을 위한 필수사안이라고 강조했는데.
“파운드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수출은 2008년 재정위기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는 유로존(Eurozone) 위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사업체에 대출을 꺼리는 은행권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국가채무를 통제하기 원하는 오스본 장관의 시각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빚 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공공부문에 대한 과도한 재정 감축이 고용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공공영역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잉글랜드 북부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주택수당이나 구직자수당, 장애보조수당 등 핵심적 복지혜택 규모를 축소하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했는지도 의문이다.
공공지출 축소와 높은 세금 사이에 보다 나은 균형점을 제시한다면 사회 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필수 복지혜택을 줄이지 않고도 같은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연금과 실업수당 간의 긴장관계가 존재한다. 이와 별도로 공공부문 재정축소와 복지개혁으로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높은 연봉과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연금제도에 소요되는 비용은 NHS를 포함한 의료 분야를 제외하고는 정부가 사용하는 전체 복지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고령인구의 지속적 증가는 향후 35년간 정부의 연금과 의료복지 제도 운영을 압박할 것이다.
역대 정부들이 연금제도 개혁을 통해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가 지급하는 기본적 연금 외에 직업수당 수령 및 개인연금 등을 활용할 것을 권고해왔고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직업수당 및 개인연금을 받지 못한 채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인구학적’ 관점에서 연립정부가 추구하는 단일연금체계 도입은 옳은 방향이다.
금융권이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받고 있다는 지적 또한 크게 보면 맞다. 연립정부는 기본적으로 해당 분야를 지원해왔으며 이는 정부가 금융권으로부터 높은 조세수입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 연유한다. 독일이나 미국 등에 비해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할 정도로 영국 경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금융서비스 영역에 보다 많이 의존해왔다. 이 같은 상황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