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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2=100‘ 시니어, 청년과 힘을 합치니 아이디어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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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기획팀 기자

승인 : 2013. 05. 02. 14:29

[희망100세] 고령화 극복, 대만에서 배운다 ② 시니어+청년, 융합의 시대가 왔다


78세 가오종위엔씨(왼쪽)와 22세 홍룬시아오 /사진=유재석 기자


아시아투데이 대만 100세 특별 취재팀= "비행기를 어떻게 만들어야 날아갈까? 공기 속도가 빠르면 압력이 낮아지고 느리면 압력이 높아진다는 거 알지? 그래서 비행기 날개를 만들때 위쪽은 둥글게 아래쪽은 평평하게 만들어야해. 평평하게 만든 아래쪽이 압력을 덜 받아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비행기가 뜨는거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허허허..."

지난 달 26일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까오종엔(78)씨의 손에는 그가 만든 모형 비행기가 있었다. 공부하고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는 까오종엔씨는 어딜 가나 모형비행기를 들고 다니며 비행기의 원리를 설명한다. 상대방이 관심있어 하면 자신이 만든 모형 비행기가 다른 비행기와는 다른 특징을 덧붙여 설명해주기도 한다.

"잘 봐."

'슝'하고 비행기를 날린 그는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몇 개월 전 까오종엔씨는 반세기 동안 마음에만 품었던 꿈을 이뤘다. 공부를 다시해서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었지만 지난해 11월 한국 네트워크 국제발명대회 금상과 아시아발명협회 특별상을 수상하며 꿈이 실현됐다.


그의 수상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손자 뻘 되는 홍룬샤오(22)와 함께 꿈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청년과 시니어가 만나 아시아 최고의 발명품을 만들어 낸 건 세계가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요즘 더 새롭게 다가온다.

"고령화시대라고 해서 요즘 인터뷰가 많이 들어와. 신문이고 방송이고 우리를 모델로 세대간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하더라고."

그와 홍룬샤오가 만들어 낸건 유압브레이크 장치다. 제목부터 어려운 이 발명품은 까오종엔씨의 경험과 홍룬샤오의 이론적 지식이 합해져 만들어진 작품이다.

가오종위엔 할아버지의 손에 자신이 발명한 모형비행기가 놓여 있다. 그는 비행 원리를 소개하며 모형비행기를 날렸다. ‘쉭~’ 하는 소리와 함께 눈 앞에서 날기 시작했다. 

공업고를 졸업한 까오종엔씨는 동생을 돌봐야 했기 때문에 대학 입학을 포기했다. 그리고 1941년 항공사의 비행기 정비사로 취직했다.

퇴직을 한 후에는 화학 공장과 엘리베이터 공장을 세워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던 어느날 엘리베이터 공장에서 사용하는 모터에서 열손실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그만이지만 왠지 흥미가 생겼다. 

원인을 알아보고 싶고 스스로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은 그때였다.

"자네 나이가 몇살인지 아나? 65세라구." 친구들은 말렸지만 까오종엔씨는 승용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를 다니려고 매일 5시에 집을 나섰다. 

수업이 늦게 마치는 날에는 차를 놓치기 일쑤였고 다른 학생들처럼 연구실에서 쪽 잠을 자기도 했다.

까오종엔씨는 매학기 장학금을 받으며 72세에 청운과기대 기계공정학과를 졸업했다. 평균 80점 이상의 우수한 성적으로 말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기본적인 기계원리를 습득한 그는 다시 열손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후웨이 기술대학 연구소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그는 꿈을 실현해줄 친구를 만났다. 22살의 홍룬샤오도 이 연구실에서 연구과제를 찾고 있던 터였다.

이들은 의기투합했다. 홍룬샤오는 그를 만난것이 행운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발명협회 특별상 상장(왼쪽) 및 한국 네트워크 국제 발명 대회 금상 상장.  

"사실 책에서만 보는 것과 실제 기계를 만들어보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발명을 할 때 생기는 많은 문제들을 해소하는데는 그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죠. 반평생을 기계와 살아왔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들이고 그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지식이죠."

까오종엔씨는 홍룬샤오가 없었다면 발명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거라고 말했다.

"아는 건 많은데 이걸 합해서 설명할 수 없는거죠. 홍룬샤오가 책을 보며 연구하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대만 100세 특별 취재팀=추정남·채진솔·유재석 기자 hope100@

100세시대 기획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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