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차 베이비부머인 단카이 세대(1947-49년생)의 본격 은퇴로 도쿄도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도쿄 23구 가운데 세타가야구, 메구로구 등 일부 자치구가 올해부터 보험료 및 시설 사용료 등 주민 서비스 이용료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카이 세대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편입돼 세수가 줄어 구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도쿄도가 이제까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주민 서비스를 제공해 온 곳으로 유명하지만 앞으로는 주민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육아 분야 비용이 가장 비싸진 곳은 세타가야구와 메구로구다.
구청의 허가를 얻은 보육원의 경우, 세타가야구는 평균 9%, 메구로구는 3세 미만은 9.4%, 4세 이상은 13.1% 각각 인상된다. 각 구의 육아 담당자는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세수가 줄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구립 유치원의 보육료도 세타가야구는 현재 월 8000엔(약 9만2000원)에서 1만 엔(약 11만6000원)으로, 메구로구는 월 7500엔(약 8만6000원)에서 9000엔(약 10만4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세타가야구는 23구내에서 고소득 주민이 많은 동네였던 만큼 고령화에 따른 납세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체육관, 수영장 등 학교 시설뿐 아니라 축구장, 미술관 등 주민 편의 시설의 임대료도 모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구로구 역시 고령화에 따른 재정 악화로 주민 편의시설 비용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다.
여기에 수도고속도로 인근 공원 정비 사업과 구청 청사 이전 등에 거액의 예산을 쏟아온 터라 재정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메구로구 히몬야 야구장을 고교생 이상의 구민 단체가 빌릴 경우, 현행 2400엔에서 3600엔으로 오른다.
에도가와구는 최근까지 구내 초중고교에 급식비의 약 3분의 1을 지원해 왔지만 이를 곧 폐지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사회보장비용 증가로 최근 3년간 외부 기금을 꺼내 재원 부족을 충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시나가와구 역시 보육원 취학 아동 약 30%의 보육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소득액 대비 가구에 한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데 약 1800명의 부모가 이에 해당된다.
단카이세대의 은퇴와 보육료 및 서비스 인상, 그리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소비세(부가가치세) 증세와 맞물려 육아를 담당하는 일본 현역 세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일본 의회는 늘어나는 사회보장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현재 5%인 소비세를 오는 2014년 4월부터 8%, 2015년 10월부터는 10%로 올린다는 내용의 소비세 인상 법안을 지난해 8월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