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푸드, 힐링 요가, 힐링 여행 등 지난 몇 년 간 이어져 온 ‘힐링’ 열풍이 문화계 전반으로 폭 넓게 퍼져가고 있는 것. 특히 올해 초에는 다양한 힐링 공연들이 지친 현대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따뜻한 교감을 나누기 위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
뮤지컬 '심야식당' |
◇ 외로운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 레시피 ‘심야식당’
뮤지컬 ‘심야식당’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바탕으로 완성된 창작극이다. 이 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심야에만 문을 여는 허름한 식당과 그곳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다. 메뉴라고는 된장국 정식과 맥주, 소주가 전부지만 손님이 원하는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특별한 마스터가 있어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소소한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야쿠자, 게이바 마담, 스트리퍼, 노처녀 삼인방, 잘 안 팔리는 엔카 가수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음식을 통해 위로받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이다. 외로운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다정한 마스터와 그가 만들어준 나만을 위한 레시피는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다.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며 설 연휴를 맞아 오는 11일까지 최대 40% 티켓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 가정폭력의 상처를 가진 두 여인의 이야기 ‘그 집 여자’
연극 ‘그 집 여자’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은 2인극이다. 남들 눈에는 평범하고 단란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남편의 폭력으로 얼룩진 삶을 살아가는 두 여인이 우연히 공통의 경험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면서 깊은 상처를 살며시 어루만진다. 사실, 가정폭력은 ‘가정’이라는 작은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사소한 개인적인 일로만 치부되기 쉽다. 연극 ‘그 집 여자’는 이러한 가정폭력의 희생자들을 통해 바라본 사회제도의 모순과 타인의 시선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대사 속에 나타나는 사회적 편견과 가정윤리를 통해 인간 존엄성의 한계를 지적한다. 오는 15~24일 서울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주는 ‘넌 특별하단다’
‘넌 특별하단다’는 1,000만 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 동화 ‘넌 특별하단다’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구분 짓는 주변의 시선 속에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펀’이 ‘엘리’를 만나 “넌 특별하단다”라는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대해 희망을 얻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자신이 쓸모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는 성인들에게도 ‘아무런 조건 없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특별한 사람’이라는 힐링 메시지를 전달해 극을 본 관객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 준다. ‘넌 특별하단다’는 설 맞이 특가로 오는 11일 공연까지 50% 할인을 진행한다. 오는 3월 3일까지 서울 윤당아트홀에서 공연 된다.
◇ 죽음의 문턱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꼴까닭 호프’
이미 힐링 연극으로 입소문을 탄 ‘꼴까닭 호프’는 주변의 무관심에 자살로 내몰리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혼 실패로 가난해진 여주인공 미선은 생계를 위해 허름한 호프집을 차린다. 힘든 생활 끝에 미선은 자살용품을 구입해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판매 업체에 전화해 항의하자 ‘싼 물건을 구입했기 때문’이란다. 미선은 판매업자에게 시시때때로 전화해 항의하고, 시달림을 당하던 판매업자는 결국 미선을 만나기 위해 ‘꼴까닭 호프’로 찾아 오게 된다. 이 연극은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꼴까닥'과 희망을 뜻하는 '호프'를 관객들에게 은유적으로 보여 주며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지닌 한국사회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꼴까닭 호프’는 오는 3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스타시티 TM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
연극 '거기' |
◇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쉼터가 돼 주는 ‘거기’
연극 ‘거기’는 강원도 강릉 아래의 ‘부채끝 마을’ 작은 카페를 배경으로 토박이 노총각들과 새로 이사 온 젊은 서울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강렬한 극 전개나 자극적인 드라마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특별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면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 된다.
이다엔터테인먼트의 서혜란 공연기획팀장은 “대형 뮤지컬과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루던 한국 공연 시장에서 따뜻함과 위안을 선사하는 힐링 공연이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 “힐링 공연에는 주로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과장되지 않은 우리의 진짜 삶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고 극을 통해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