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김영민·최용민 기자 = 롱텀에볼루션(LTE)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5'의 국내 출시가 확정되면서 현재 특허 소송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정면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애플이 아이폰5에 LTE를 적용하면서 관련 특허 침해 및 판매금지 소송을 추진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주파수 문제로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아이폰5에는 LTE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SK텔레콤, KT 등 국내 이통사들이 애플과 끈질긴 협상 끝에 막판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 예술센터에서 아이폰5를 공개하면서 한국의 SK텔레콤과 KT를 통해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출시되는 아이폰5는 SK텔레콤과 KT가 LTE용 주파수로 사용하는 850㎒, 1.8㎓, 2.1㎓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아이폰5의 국내 출시는 내달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한국을 1차(9월 21일) 및 2차(9월 28일) 출시국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애플, 전략폰 정면대결
LTE를 품은 아이폰5가 국내 시장에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 공개에 대해 겉으로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국내 및 글로벌 이통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아이폰5의 대항마인 '갤럭시노트2'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한창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담당 사장은 최근 "갤럭시노트2는 10월경 출시될 것"이라며 "전작(갤럭시노트)보다 2배 이상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가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팔렸다는 점에서 갤럭시노트2는 2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5가 음성 LTE인 'VoLTE(Voice over LTE)'를 지원할지 불투명한데다 멀티캐리어(MC) 등 최신 LTE 기술도 적용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전자는 화질을 앞세운 '옵티머스G', 팬택은 쿼드코어를 탑재한 베가시리즈 후속제품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반기 자존심 대결에 나선다.
LTE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는 아이폰5 출시에 앞서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예약가입자 모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이달 중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의 전략 스마트폰에 초첨을 맞춰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삼성, 아이폰5 계기로 특허전 반격 준비 중?
삼성전자는 LTE를 지원하는 아이폰5가 이달 말부터 전격 판매에 들어가면 애플을 상대로한 대대적인 특허소송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삼성은 아이폰5에 대한 특허 침해 및 판매금지 소송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특허 침해 여부를 따져보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애플이 아이폰4S를 출시한지 15시간 만에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바 있다.
신 사장은 최근 "애플과 부품 분야에서 관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LTE 통식 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말해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LTE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톰슨 로이터와 평가 전문업체인 AOP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의 LTE 특허 점유율은 노키아 18.9%, 퀄컴 12.5%, 삼성전자 12.2%, 에릭슨 11.6%, LG전자 7.5% 등 순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 LTE 특허를 무기로 애플을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의 LTE 특허 중 상당수가 표준특허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즉각 판매금지 요청을 할 경우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삼성에 이미 특허 사용료를 낸 퀄컴의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시 특허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이른바 '특허 소진론'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