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권여사 소환 “안타깝고 참담”

"여권 수사 '만만디'로 일관" 비판

민주당은 12일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전날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 여사에 이어 아들 건호씨까지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도대 체 언제까지 수사가 계속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움 속에 전전긍긍하는 표정도 읽힌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정말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 "이라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당 핵심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전직 대통령 내외가 이런 상황까지 처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것 외에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진실이 진실대로 조속히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성역없는 수사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검찰이 야당 수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형평 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는 등 검찰로 화살을 돌렸다.

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그 누가 됐든 관련자는 모두 철저히 수사해 죄가 있으면 원칙대로 처리하면 된다"며 "그러나 검찰이 내세 우는 원칙은 야권에는 속도전으로, 여권에는 '만만디'로 일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야권인사들은 피의자 진술이 나오자 마자 소환조사하면서 여권 실세들에 대해서는 실패한 로비 운운하면서 소환계획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검찰이 정말 제대로 할 생각이라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 한상률 전 국세청장부터 소환하는 것이 수사의 ABC"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권 여사와 건호씨 소환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보고 4.29 재보선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면서 사정정국이 빨리 종료되길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은 갖고 있지 않지만 측근들과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당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재보선에 좋을 리가 있겠느냐"며 "하지만 물리적으로 어찌해볼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최고위원은 "날만 바뀌면 새 로운 의혹이 제기되니 참으로 답답하다"며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돼야 하는데, 국민이 '너희들이 심판론을 제기할 자격이 있느냐'고 나올 경우 뭐라고 대답하겠느냐.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